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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허물어지는 ‘性’벽③] “젠더 이슈는 인권 문제”


입력 2020.04.14 13:38 수정 2020.04.19 00:01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밀레니얼 세대 중심 문화

"젠더 경계 모호해질 것"


젠더 뉴트럴 브랜드 라카.ⓒ라카 젠더 뉴트럴 브랜드 라카.ⓒ라카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로 부른다. 현재 2030 세대를 이루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젠더 뉴트럴, 젠더 프리 트렌드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한 이들은 기성세대와 확연히 구분되는 행동 양식과 소비 트렌드를 갖췄다. 국가·언어·인종·성별·민족 등에 대한 생각이 열려 있으며 자기만의 취향·가치·만족을 위해 소비한다.


김용석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펴낸 '2019 라이프 트렌드'(부키)를 통해 젠더 뉴트럴이 자연스럽게 확산된 데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밀레니얼 세대가 우리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시대는 꽤 오래 지속된다"며 "젠더 뉴트럴이 소비와 라이프스타일에서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밀레니얼 세대 중심으로 퍼지는 젠더 뉴트럴에 대해선 상반된 시선이 존재한다. 여전히 남성성, 여성성을 고수하는 시선이 견고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하는 남성이나 중성성이 강조된 옷을 입은 여성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젠더 뉴트럴 화장품 브랜드인 라카 이예슬 차장은 "패션계에서는 이미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졌지만 화장품 업계에서는 변화가 느렸다. 일부 바디케어, 스킨케어 브랜드에서만 '패밀리케어'라는 이름으로 성별의 구분을 두지 않았다“며 "특히 색조 메이크업 쪽에서는 다양한 시도에 대해 극도로 보수적 입장을 취해왔다"고 지적했다.


성에 대한 고정 관념을 드러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선 주인공 소정(김소은 분)을 두고 “넌 맨날 바지만 입니? 치마 안 입어?”라는 등 ‘여성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담긴 대사가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2일에는 정치하는엄마들이 영아용 젖꼭지부터 유아복, 칫솔과 치역, 연필 등 문구류와 완구류까지 성별 구분으로 아이들이 인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소꿉놀이는 엄마놀이로 규정하는 등 구시대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아이들에게 강요해 가사노동이나 돌봄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며 "아이들이 원하는 일을 선택할 자유를 침해해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내용이 담긴 도정 홍보물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와 경기도 여성가족여성연구원은 성 차별적 요소가 담긴 홍보물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남성은 회사 중역 또는 정보통신·과학분야, 여성은 서비스업이나 회사의 비서로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표현하거나 여성은 돌봄·가사 담당자, 남성은 경제적 부양자로 가족 내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묘사하는 식이다.


외모를 묘사할 때 여성은 당황하거나 불안한 표정으로, 남성은 당당함이나 리더십이 있는 모습으로 설명한 경우도 있었다. 또 여성은 긴 머리에 짧은 치마, 남성은 넥타이에 셔츠를 입은 모습으로 표현해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도 발견됐다.


김 소장은 "젠더 이슈는 인권의 문제“라며 ”고정관념이라는 이름 아래 차별했던 부분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인권을 위해 젠더 뉴트럴 문제를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과거와 비교해보면 젠더 이슈는 조금씩 좋은 답을 찾는 과정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흐름이 계속 지속되기 때문에 젠더 뉴트럴 트렌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카 이예슬 차장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젠더 뉴트럴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뷰티 업계 역시 시대적인 흐름을 따라 변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젠더 경계는 더욱더 모호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희준 삼성물산 수석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가 왔다”면서 “예전엔 여성이 있는 옷, 남성이 있는 옷을 구분하며 바라봤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자기만의 스타일과 취향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젠더 뉴트럴 트렌드는 지속되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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