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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편의점 시장...코로나19에 눈물어린 생존 전략


입력 2020.04.10 06:00 수정 2020.04.10 03:42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지리적 접근성 활용…고객 집 앞 배달 서비스 대거 확대

HMR‧주류‧수입과자 등 특화매장 활용 소비자 접점 높여

CU는 지난 2015년 요기요와 제휴한 데 이어 최근 네이버·부릉과도 손잡았다. ⓒBGF리테일 CU는 지난 2015년 요기요와 제휴한 데 이어 최근 네이버·부릉과도 손잡았다. ⓒBGF리테일

최근 국내 편의점은 ‘한 집 건너 편의점’이라고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단 기간에 점포가 늘면서 상권이 겹쳤고, 고객이 분산되면서 점포당 매출이 크게 쪼그라 들었다. 점포 포화 현상으로 수도권 신규 출점 역시 둔화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업계는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나섰다. 외출을 꺼리고 근거리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아예 집 앞까지 상품을 가져다 주는 배달 서비스를 확장하거나 생활 밀접 서비스를 대거 도입하는 등의 노력이 대표적이다.


◇매장 인프라 활용해 이용 접점 높인다…“뭐든 소비자 집 앞으로”


최근 편의점 업계는 배달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에게 편의점의 24시간 운영 전략과 지리적 접근성이 시너지로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4사는(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최근 제휴 대상을 확대하는 등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이전에도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는 모양새다.


업계 처음으로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CU는 지난 2015년 요기요와 제휴한 데 이어 최근 네이버·부릉과도 손잡았다.


배달 전체 매출이 분기별 평균 25% 증가하는 등 고객 이용도 늘고 있다. 특히 언택트 소비가 정점에 이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병 1개월(1월 18일~2월 16일) 동안에는 판매액이 평소 대비 70% 급증했다.


GS25도 요기요·부릉과 함께 지난해 4월부터 10여 곳의 직영점에서 테스트 운영됐던 배달 서비스를 지난달 전국 1200여개 가맹점으로 확대했다. 3월 본격 확장 이후 3주차(16~22일) 매출은 전주 대비 39.2% 신장했다. GS25는 이후 매월 1000여개 규모로 배달 서비스 매장을 더욱 확보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배달서비스 후발주자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 역시 서비스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각각 1월과 2월 서비스 도입 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어서다. 특히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 2월 테스트 서비스를 9개 점포에 도입한 이후, 3월 한 달에만 전월 대비 약 3배 정도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상반기 내 300여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최대 장점인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갈수록 이용객도 늘고 있어 코로나19 이후 서비스가 더욱 빛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U는 세탁 스타트업 오드리세탁소와 손잡고 지난해 8월부터 세탁 수거 및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이달 잠정 휴무에 돌입했다. 올해 2월 대비 3월 신장률을 살펴보면, 5배에 이른다.


올 초 첫 선을 보인 ‘홈택배 서비스’도 반응이 긍정적이다. 고객이 직접 편의점을 찾아가 택배를 맡겨야 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고객이 직접 지정한 시간과 장소에 배송 기사가 방문해 물품을 픽업한 후 인근 CU에 택배 접수를 대행해주는 이 서비스는 1월 대비 3월 35.6% 성장했다.


이마트24 충무로스타점 ⓒ이마트24 이마트24 충무로스타점 ⓒ이마트24

◇HMR‧술‧과자 ‘특화매장’ 전략으로 집객 효과 높여


편의점 업계는 특화 전략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HMR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최근 세븐일레븐은 ‘우리동네 반찬가게’라는 콘셉트로 맞춤형 간편식을 선보였다. 3월 한달 간 주택가 입지 점포의 카테고리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간편식 및 장보기 관련 상품은 지난해 3월과 비교해 31.7% 올랐다.


HMR 성장성에 주목해 아예 투자 확장에 나선 업체도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센트럴키친에 수백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를 통해 관련 제품의 구색을 더욱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센트럴키친은 김밥 도시락 등 식재료를 한번에 가공 및 조리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다.


CU 관계자는 “센트럴치킨을 통해 CU는 간편식품의 품질을 강화하는 한편 매출 원가 절감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편의점 간편식품군의 매출 비중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만큼 센트럴키친 가동에 따른 원가 부담을 축소하고 점당 매출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확산으로 회식 문화가 눈에 띄게 줄면서, 홈술족도 크게 늘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2~3월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냉장 안주류 판매량도 12.8% 뛰었다. CU의 주류, 안주류 판매량도 각각 17.5%, 12.9%씩 성장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24는 아예 홈술‧혼술족을 공략을 중점에 두고 매장 꾸미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와인을 주로 다루는 주류특화매장을 열었고, 이 매장은 지난달 기준 전국 1700여개점으로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올랐다. 일반 매장 대비 와인 매출이 6배 이상 높다.


이마트24는 최근 수입 과자 특화매장을 늘리는 데도 관심을 두고 있다. 재택과 온라인 개학이 이어지면서 집에서 군것질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이마트24는 지난해 5월 매장 내 수입 과자를 전문으로 선보이던 코너를 올해 2월 말 기준 200곳에서 운영 중이다. 연내 120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세탁소부터 은행까지 모든 외출이 꺼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편의점은 고객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점포 인프라를 활용해 생활 밀접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편의점만한 채널이 없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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