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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보전? 리버풀, 꼼수로 포장한 직원 일시해고 조치


입력 2020.04.05 09:08 수정 2020.04.05 09:1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악화 속에 구단직원 임시해고

빅클럽이 정부 보조금 80% 받으면서 '100% 보전' 치장

리버풀 구단주 존 헨리. ⓒ 뉴시스 리버풀 구단주 존 헨리. ⓒ 뉴시스

‘명문 클럽’ 리버풀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구단 직원들을 일시 해고하면서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리버풀은 5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직원들의 일시 해고 사실을 알리면서 "프리미어리그의 중단 조치로 인해 일부 직원들을 휴직시켰다. 일시 해고된 직원들의 급여는 100% 보전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면서 각 클럽들은 광고, 입장 수익이 사라지면서 재정적으로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단들은 몸집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쉬운 방법인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타개책을 꺼내들고 있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의 레비 회장도 이 같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리버풀의 조치도 타개책 중 하나지만 축구팬들의 거센 질타를 듣고 있다. ‘부자 구단’ 리버풀이 정부 보조금 제도를 활용해 ‘100% 보전’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으로 꼼수를 덮고 있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와 약혼자를 비롯해 무려 4만여 코로나19 확진자(4일 기준)가 발생한 영국은 고용주 임시해고를 한 경우, 정부가 임금 중 80%를 지원하고 있다. 리버풀이 ‘100% 보전’을 말했지만, 들여다보면 정부지원금 80% 포함 구단에서는 20%만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난 2월 4200만 파운드(약 636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지난해부터 총 5억 3300만 파운드(약 8081억 원)을 올린 거대 빅클럽이 벼랑 끝에 몰린 중소 구단들을 위해 마련된 제도를 활용한 꼼수로 보일 수밖에 없다. 같은 머지사이드주를 연고로 한 ‘지역 라이벌’ 에버턴도 이런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리버풀 주장 조던 핸더슨 등 선수들은 삭감과 자선재단 기부계획을 논의하고 있는데 거대 빅클럽이 고통을 분담하기는커녕 약자인 구단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이마저도 ‘100% 보전’으로 포장한 것에 대해 축구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리버풀은 EPL에서 27승1무1패(승점82)로 한 경기 덜 치른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57)에 무려 25점차 앞선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남은 9경기에서 2승만 추가하면 30년 만에 자력 우승도 가능하다. 그러나 ‘시즌 무효’에 대한 의견도 적지 않아 리그가 이대로 끝나면 눈앞에 온 우승컵을 놓칠 수도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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