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국제유가 18년만 최저인데...내 차에 넣는 휘발유·LPG 값은 왜 안내리지?


입력 2020.04.02 06:00 수정 2020.04.01 22:16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국제유가 하락 폭 못 따라잡는 기름값

휘발유값 분석하니 교육세 등 60% 세금

LPG는 2개월 시차 두고 가격 결정해

정유사가 일반대리점, 주유소 등에 공급한 보통휘발유 판매가격ⓒ데일리안 정유사가 일반대리점, 주유소 등에 공급한 보통휘발유 판매가격ⓒ데일리안

국제유가가 1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하는 체감키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정유업체나 가스업체들에게 원망의 눈초리가 향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유·가스업체들은 곤두박질 치는 유가가 국내 연료가격에 반영되고 있지만, 각종 세금 등을 덧붙이고 나면 하락 폭이 유가만큼 크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까지 내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주요 산유국 간 증산 경쟁까지 일어나면서 유가가 연일 하락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39%(1.42달러) 상승한 20.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최근 18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낸 상황으로 전날까지 장중 한때 배럴당 19.27달러까지 하락하는 경험을 겪었다.


유가가 내려가면서 국내 기름값도 함께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가 크게 떨어진 만큼의 체감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난달 넷째 주 국내 휘발유 판매 가격은 ℓ당 1430.5원을 기록했다. 2월 넷째 주(1530.5원) 대비 7%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은 각종 세금이 덧붙여져 결정되기 때문에 가격 하락 온도가 낮다는 게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2월 기준 보통휘발유 가격을 살펴보면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보통휘발유 정유사 판매 가격은 ℓ 당 572.29원이다. 여기에 각종 세금을 부과하고 나면 1401.02원까지 치솟았다.


세금 항목에는 교통세 529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부가세 127.37원 등이 포함됐다.


유가 하락에 따라 최근 공급 가격이 내려간 LPG 또한 인하 폭은 크지 않다. LPG 가격은 유가에 큰 영향을 받는다.


LPG 수입업체인 E1에 따르면 4월 국내 충전소 프로판 가스 공급 가격은 ㎏당 857.8원으로 전달(960.8원)에 비해 103원 인하됐다.


산업용 프로판가스 가격은 967.4원에서 864.4원으로 떨어졌다. 프로판 가스는 취사용이나 난방용, 공장에 쓰이는 LPG를 뜻한다. 시골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회색 가스통도 프로판 LPG다.


같은 기간 자동차 연료 등으로 쓰이는 부탄은 790.13원에서 729.98원으로 인하됐다.


LPG 가격은 국제 석유시장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국내 LPG 수입 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국제가격(CP)을 통보하면 여기에 환율, 각종 세금, 유통 비용을 덧붙여 공급가격을 정한다.


이번 LPG 수입 가격은 한 달만에 t당 평균 220달러 급락했지만, 최종 소비자 가격은 현 유가 상황을 모두 반영하지 않았다는 게 가스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의 LPG 가격은 약 2개월 전의 상황을 반영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4월 가격은 2월 말에 아람코가 발표한 국제가격을 기본으로 산정됐다"며 "이 가격은 2월 말에 정해져 3월 1일부터 적용되는데, LPG가 국내에 도착하기는 약 20일이 걸리는 만큼 수송기간을 포함하면 1~2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달까지 20달러로 폭락한 유가 상황이 국내 LPG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5월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5월에도 큰 폭의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가격에 반영되는 환율의 경우 한 달 전 등의 상황을 반영하고, 5월 인하 분의 일부를 4월 공급 가격에 선반영한 상황이다"며 "소비자들이 실제 차감할 다음 달 인하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박유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