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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0%시대' 성큼…그래도 정기예금에 돈 몰렸다


입력 2020.03.13 06:00 수정 2020.03.13 05:39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한은 기준금리 인하 앞두고 이달 시중은행 줄줄이 수신금리 인하

1월 정기예금 잔액 전년비 41조 증가…"안전자산 선호 현상 커져"

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은 줄줄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은 줄줄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이제 은행에 1억원을 넣어도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이자수익은 10만원에 불과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가운데 시중은행이 예·적금 상품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로 발걸음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그럼에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지면서 정기예금 잔고는 상당 폭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이달 들어 잇따라 수신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 11일 주요 예·적금상품의 금리를 0.10~0.30%포인트 인하했다. 1년 만기 '신한S드림 정기예금'과 '쏠편한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연 1.35%에서 연 1.10%로 0.25%포인트 낮췄다. 적금 상품인 '신한 S드림 적금'의 기본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1.30%에서 연 1.10%으로 0.20%포인트 인하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6일 주요 정기예금과 적금 상품에 대한 금리를 0.10~0.30%포인트 내렸다. 1년 만기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연 1.15%에서 연 1.05%로 0.10%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우리 SUPER주거래 정기예금' 금리를 연 1.40%에서 연 1.15%로 0.25%포인트 낮췄다. 오는 21일부터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을 비롯한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 'N플러스 정기예금(1년 만기 기준)'의 금리를 연 1.50%에서 연 1.25%로 0.25%포인트 낮추는 등 주요 수신상품에 대한 기본금리를 0.25~0.30%포인트 내렸다. 'e-플러스 정기예금'과 '하나원큐 정기예금' 등의 금리는 0.25%포인트 인하한다.


은행권은 한국은행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00%로 금리를 내리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은행권은 한국은행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00%로 금리를 내리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이제 은행은 '돈을 맡기기만'하는 시대
시중 자금 '안전 대피처' 예금에 머물러


은행권에선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더 떨어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0%대에 진입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은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00%로 금리를 내리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기예금금리로 1억원을 은행에 넣으면 한 해 이자가 110~130만원으로, 한 달로 치면 1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서 이자소득세(14%)와 주민세(1.4%)를 떼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10만원에 미치지도 못한다. 사실상 은행에 '돈을 맡기기만 하는' 시대가 온 셈이다.


그럼에도 은행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중 자금이 '투자 보다 예금'으로 쏠린 결과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개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 1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47조3449억원으로 전년 동기(605조5474억원) 대비 41조7975억원 증가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런 현상은 시중의 돈들이 '안전자산 대피처'인 예금에 잠시 머물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고, 경기가 안정되면 은행의 예·적금에서 다른 재테크 수단으로 눈을 돌리는 등 탈은행 현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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