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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시장 폭풍전야···라임 도미노 사태 오나

  • [데일리안] 입력 2020.01.29 06:00
  • 수정 2020.01.29 08:05
  •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도미노식 라임사태 확산 우려...알펜루트 환매연기 최대 1800억 가능성

증권사 환매중단 촉발 지적...“어떤 운용사라도 즉각 대응 쉽지 않아”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라임자산운용 사태 후폭풍이 사모펀드운용업계 전체를 덮칠 수 있다는 긴장감이 확산됐다. 증권사들이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도미노식 대량환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의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 통보가 펀드 환매 중단을 촉발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TRS 계약해지 여파로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전날 펀드 환매 연기를 선언하면서 업계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약 1조6000억원이 넘는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진 가운데 개방형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 인식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알펜루트는 지난 28일 2월말까지 26개 개방형 펀드에 대해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극단적인 최대값을 가정할 때 총 규모는 1817억원이다. 라임자산운용에 이은 대규모 환매 연기 두 번째 사례다.


알펜루트가 환매 중단을 검토하게 된 것은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갑자기 자금 회수를 요청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은 TRS 계약을 통해 대출해 준 자금 460억원가량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했다. 라임 환매중단 사태가 터지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TRS 계약 해지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TRS 거래는 증권사가 주식과 채권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자산운용사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말한다. 운용사는 일정의 증거금만 마련하면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투자금 대비 2배가량의 자산을 매입할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선 자산운용사들이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대차, 신용공여,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저금리시대에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증권사들의 유망 사업 분야로 꼽혀왔다.


현행 법령상 PBS 영업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만이 할 수 있다. 이에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종투사로 지정된 대형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PBS 영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라임 사태가 불거지며 증권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법적으로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의 우선 변제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자금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라임이 펀드 판매사 등과 3자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증권사 내부에선 라임 사태를 계기로 위험 노출도가 높다고 판단된 TRS거래를 사실상 중단하려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위험요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며 “사태를 키우지 않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일제히 리스크 관리 방침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국내 증권사는 현재 19개 자산운용사에 대해 2조원 수준의 TRS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슷한 구조로 운용되는 펀드들의 추가 환매 중단이 우려되고 있다. 증권사의 TRS 계약 해지 통보가 라임 공포와 겹쳐 투자자들의 ‘펀드런’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알펜루트는 펀드 부실·불법 운용에서 비롯된 라임 사태와 환매 중단 이유가 다르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메자닌(CB, BW)이나 무역금융에 투자한 라임과 달리 알펜루트는 주로 상장을 앞둔 비상장사에 투자하고 자산 리스트를 지난해 10월 이후 모두 공개하고 있다. 이에 라임사태 불똥이 멀쩡한 TRS 계약과 개방형 펀드로 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증권사들의 책임 부족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미래에셋대우증권, NH투자증권, 케이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의 TRS 담당 임원들과 긴급 현안논의 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은 최근 TRS 동향과 관련해 대출 증거금률의 급격한 인상이나 계약 조기 종료로 환매연기가 다른 사모펀드로 전이될 개연성도 있다며 시장 혼란을 우려했다


우재일 금융투자협회 사모펀드지원팀장은 “라임펀드 문제는 진행 중인 사안이고 아직 실사 결과 등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증권사와 사모펀드업계 쌍방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보여진다”면서 “운용사와 증권사들이 어떤 전망이나 전략을 가지고 설계·구성을 했는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결과적으로 나타난 현상만 보면, 환매에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하는 개방형펀드에 결국 유동성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우 팀장은 “사모펀드운용사와 PBS 증권사는 협업 관계로 증권사들이 사모펀드운용사를 서포트하는 구조로도 볼 수 있다”면서 “현재 알펜루트와 증권사 간 입장은 상반되는 면이 있지만 증권사들이 환매를 조금 과하게 요청한 면이 있는 것 같고, 어떤 운용사라도 갑작스럽게 대규모의 자금 회수 요청을 받는다면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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