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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中 사업 난기류…현지법인 실적 반토막

  • [데일리안] 입력 2020.01.29 06:00
  • 수정 2020.01.29 11:08
  •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현지 금융권서 1년 새 2조원 회수…감소 폭 가장 커

'글로벌 경영 최대 파이' 중국 시장 불안 속 해법 '미궁'

국내 4대 시중은행 중국 시장 대출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국내 4대 시중은행 중국 시장 대출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KEB하나은행의 글로벌 경영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사업 곳곳에서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현지 금융 시장에 풀었던 자금을 1년 새 2조원 넘게 거둬들였고, 그 와중 중국 법인의 실적은 반 토막이 났다. 중국 금융권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해법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들의 중국 내 대출은 총 141억2200억달러로 1년 전(162억4100만달러)보다 13.0%(21억1900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흐름이 가장 눈에 띄었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중국에서의 대출을 76억9100만달러에서 54억3700만달러로 29.3%(22억5400만달러)나 줄였다. 우리 돈으로 따한 해 동안에만 2조5000억원이 넘는 감소폭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의 중국 시장 대출 역시 43억6900만달러에서 38억2500만달러로 12.5%(5억4400만달러) 줄었지만, 그 폭은 하나은행 대비 4분의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중국 내 대출을 29억7100만달러에서 33억9400만달러로 14.2%(4억2300만달러) 늘렸다. 국민은행도 12억1000만달러에서 14억6600만달러로 중국 시장 대출을 21.2%(2억5600만달러) 확대했다.


하나은행의 중국 대출이 이처럼 크게 줄게 된 이유는 현지 금융사들에 공급해 왔던 자금 규모를 축소해서다. 해당 대출금에는 기업이나 개인 등에 대한 통상적인 여신 이외에 금융사를 상대로 한 외화 콜론이나 은행 간 외화 대여금 등이 포함되는데, 이런 금융권 자금 공급이 줄면서 전반적인 대출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콜론이나 은행 간 외화 대여금은 모두 일반 기업이 아닌 금융사 사이에서 쓰이는 자금 통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국 법인 자체의 대출금은 증가했지만, 외화 콜론과 은행 간 외화 대여금이 줄면서 현지 대출 규모가 감소해 보이는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책적인 규모 축소"라고 전했다.


하나은행이 중국 금융권에 대해 보이고 있는 이 같은 대응에 남달리 시선이 가는 이유는 얼마 전 현지에서 터진 투자 부실 논란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과거 36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중국민생투자그룹에서 유동성 위험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홍역을 치렀다. 이로 인해 리스크 점검이 불가피해지면서 금융권에선 하나은행의 중국 사업이 위축될 것이란 얘기가 끊이지 않아 왔다.


지난해 유동성 부족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중국민생투자그룹 계열사에 하나은행이 투자한 돈은 모두 3620억원에 이른다. 우선 2015년 중국민생투자그룹과 합작해 리스사인 중민국제융자리스를 설립하면서 1320억원을 들여 해당 리스사 지분 25%를 취득했다. 이듬해에는 중국민생투자그룹 자회사인 중민국제홀딩스에 2300억여원을 투자한 바 있다.


중국 금융 시장에 대한 하나은행의 조심스런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금융권을 둘러싼 불안 시그널이 최근 더욱 확산일로를 걷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인민은행은 중국 내 중소 은행 4355곳 중 13.5%에 달하는 587곳의 재무 건전성 위험이 고위험군에 속하는 8~10등급 내지 그보다 아래인 D등급에 속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 랴오닝성 남부 잉커우의 한 은행이 파산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예금주들이 대규모 예금 인출에 나서는 뱅크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여건 속 하나은행 중국 법인도 성적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1~3분기 하나은행 중국 법인이 거둔 순이익은 309억원으로 전년 동기(669억원) 대비 53.8%(360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도 3067억원에서 2930억원으로 4.5%(137억) 줄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문제는 하나은행의 해외 영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다르다는 점이다. 하나은행 중국 법인의 지난해 3분기 말 자산은 8조9996억원으로 하나은행 해외 계열사들 중 단연 최대였다.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 법인의 자산이 4조820억원으로, 중국 법인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현실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가장 큰 국외 사업장인 중국 실적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는 점은 하나은행을 둘러싼 우려는 키우는 대목이다. 요즘 들어 은행들에게 국제 금융 강화는 너 나 할 것 없는 고민이자 숙제가 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대출이 한계 상황에 봉착하고 있고, 경제가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등 금융 시장이 포화에 다다르면서 더 이상 영업 확장이 어려워진 탓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까지 추락하며 제로금리를 바라보게 된 상황도 은행들의 발걸음을 해외로 향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장 금리가 낮아질수록 은행의 예대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한은은 지난해 7월 1.75%에서 1.50%로, 같은 해 10월에는 1.50%에서 1.25%로 1년 새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로 돌아가게 됐다.


이와 함께 지금의 행장을 만든 발판인 중국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은 하나은행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지성규 행장은 2001년 하나은행 홍콩지점장을 시작으로 중국 사업 기반을 닦기 시작했고, 2007년에는 하나은행 중국 법인 설립단 팀장을 맡으며 현지 사업의 기틀을 놓았고, 마침내 2014년에 중국 법인장이 됐다. 이어 2018년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을 거쳐 지난해 초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8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금융사들의 현지 리스크 재점검이 불가피해 보이는 시점"이라며 "예전만큼 신흥국 시장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보다는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중국을 두고, 글로벌 사업 확장을 꾀해야 하는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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