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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벽] ‘1승 14패’ 이란에 막힌 올림픽 꿈


입력 2020.01.14 13:58 수정 2020.01.15 08:34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이란에 패하며 20년 만에 올림픽 복귀 무산

최근 15경기에서 1승 14패

한국은 아시아최강으로 평가 받는 이란 배구에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연합뉴스 한국은 아시아최강으로 평가 받는 이란 배구에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연합뉴스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무대 복귀를 꿈꿨던 한국 남자배구의 야심찼던 도전이 ‘아시아 최강’ 이란의 벽을 넘지 못하며 또 한 번 가로막혔다.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에서 이란에 패한 남자배구대표팀은 13일 오후 씁쓸함을 안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은 지난 11일 중국 장먼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준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임도헌호(세계랭킹 24위)는 객관적인 전력 열세에도 강호 이란(8위)을 맞아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분전했지만 아쉽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도쿄올림픽 출전 꿈이 무산됐다.


이번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대회는 우승을 차지하는 한 팀만이 도쿄올림픽에 나갈 수 있었다.


최대 경쟁국은 역시 아시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이란이었다. 한국은 이란과 최대한 늦게 붙는 것이 유리했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서 호주에 2-3으로 패하며 출발이 꼬였다.


호주를 제압한 복병 카타르에 승리를 거두고도 조 2위로 밀린 한국은 예상대로 준결승전부터 난적 이란을 상대했고, 아쉽게 패하며 올림픽 출전 꿈을 4년 뒤로 미루게 됐다.


특히 같은 아시아에서 자주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이란은 어느덧 한국에 ‘통곡의 벽’으로 자리 잡았다.


역대 상대 전적은 13승 15패로 호각세지만 최근 전적만 놓고 보면 6연패 중이다. 또한 한국은 지난 2008년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이란에 3-1 승리를 거둔 뒤 최근 15경기에서(1승 14패)로 철저하게 밀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얼마나 이란에 철저하게 당했을까. 주요 길목마다 이란에 발목이 잡히며 아쉬움과 좌절이 공존했던 경기들을 되짚어봤다.


아쉬운 패배, 이란전 악연의 시작


이란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밀릴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실제 2008년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승리 이후 한국은 이듬해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뻔했다.


2009년 열린 2010 세계배구선수권 아시아지역예선에 나섰던 한국은 이란을 만나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지금보다 10년 이상 나이가 어렸던 좌우 쌍포 박철우와 문성민이 국가대표로 동시에 활약했던 경기다.


이때만 해도 이란은 한국과 아시아권에서 대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았지만 당시 대표팀은 대회 직전 주전 세터인 권영민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이란에 패한 한국. ⓒ연합뉴스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이란에 패한 한국. ⓒ연합뉴스

안방 패배가 불러온 충격 결과


안방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플레이오프서 한국은 이란에 1-3으로 지며 대회 첫 패배를 당했다.


조별리그서 한국은 인도, 태국, 일본을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란전 패배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홈에서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렸던 한국은 현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신영석, 박철우, 한선수, 전광인에 서재덕, 송명근 등까지 모두 대회에 출전하며 안방서 금메달을 꿈꿨다.


하지만 이란전 패배를 ‘인천 참사’의 시작이었다.


결승까지 올라 이란에 설욕을 벼렀지만 결승 진출은커녕 준결승에서 2진급으로 구성된 일본에 1-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승리하며 체면치레에는 성공했지만 당시 대표팀은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12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했던 남자대표팀은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결승서 또 다시 이란에 패했다. ⓒ연합뉴스 12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했던 남자대표팀은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결승서 또 다시 이란에 패했다. ⓒ연합뉴스

12년만의 아시안게임 우승 무산, 압도적 기량차이 여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했던 남자대표팀은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결승까지 올라 이란을 상대로 복수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란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당시 한국은 이란에 0-3(17-25 22-25 21-25)으로 완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V리그를 호령했던 문성민, 전광인, 송명근이 모두 나서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세계 수준에 근접해 있던 이란을 상대로는 역부족이었다.


16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 실패, 험악한 분위기 속 굴욕패


임도헌호는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준결승에서 격돌하기 전 이란과 상대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2019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에서 만나 1-3으로 분패했다.


2003년 대회 우승 16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렸던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먼저 1세트를 따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인해 내리 3세트를 내줘 1-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인해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13승 14패의 열세에 놓였다.


특히 이날 경기 도중 이란 밀라드는 한국 코트로 넘어와 네트를 흔드는 과도한 세리머니를 했다. 이에 정민수가 항의하면서 양 팀 선수들이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결국 밀라드와 정민수가 나란히 레드카드를 받았다.


하지만 경기는 결국 한국이 패하면서 이날 패배는 그 어느 때보다 굴욕적인 패배로 남아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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