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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활황의 유혹···증권사 조직개편까지 ‘출렁’


입력 2020.01.06 06:00 수정 2020.01.05 20:25        백서원 기자

국내 리츠 자산규모 5년 만에 3배↑…상장리츠 거래대금 64억원

기업 부동산 자산 유동화 바람…“다양한 산업서 니즈 증가할 것”

국내 리츠 자산규모 5년 만에 3배↑…상장리츠 거래대금 64억원
기업 부동산 자산 유동화 바람…“다양한 산업서 니즈 증가할 것”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활황 기대감이 증권가의 투자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데일리안DB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활황 기대감이 증권가의 투자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데일리안DB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활황 기대감이 증권가의 투자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리츠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정부의 정책 지원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주요 화두로 자리 잡았다. 기존 주택 위주의 부동산 투자에 큰 변화가 예고되면서 증권사들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기업의 자산유동화 니즈 증가에 따라 올해도 리츠시장의 성장세가 돋보일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공모 리츠·부동산 펀드 투자자에게 연간 5000만원 한도로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세율을 현행 14%에서 9%로 내릴 계획이다. 공모 리츠·펀드나 이들이 100% 투자하는 사모 리츠·펀드에 대한 취득세 감면도 추진한다. 또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공모리츠에 현물 출자할 때 발생하는 법인세 납부를 미뤄주는 과세특례도 일몰을 2022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가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에 나선 이유는 저금리에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주택분양시장으로 유입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리츠 시장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등 일부 투자자가 소수로 참여하는 사모 형태로 운영됐다는 점도 원인이 됐다.

리츠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증권사들도 리츠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등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KB증권은 지난달 30일 리츠·해외대체투자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찍은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이 증권사는 기업금융(IB) 부문에 ‘리츠사업부’와 ‘리츠금융부’를 신설했다. 2018년 말 미래에셋대우가 국내 증권사 최초로 리츠 관련 전담 조직인 ‘공모리츠금융팀’을 만든 데 이어 두 번째 행보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규 사업인 공모리츠 등의 관련 업무는 철저한 준비로 시장을 선점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리츠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IB그룹을 IB1그룹과 IB2그룹으로 확대 개편해 IB2그룹이 투자금융 및 대체투자 분야를 맡아 리츠에 적극 뛰어들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단속 강화에 나선 가운데 부동산금융 역시 조직 재정비가 잇따랐다.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투자금융(GIB)그룹 내 대체투자2본부를 신설했다. 대체투자2본부에는 인프라금융부 및 부동산금융부를 둬 대체투자 비즈니스를 강화했다. NH투자증권도 국내외 부동산 및 실물자산 금융부문의 역량 강화를 위해 IB2사업부 산하 조직을 기존 3본부 8부서에서 10부서 체제로 확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PF 본부와 대체투자본부를 함께 PF그룹으로 묶어 본부간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방향의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증권사들의 조직개편 키워드로 리츠가 부각된 것은 결국 시장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부각되기 시작한 리츠는 작년 하반기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 수익과 주가가 오른 만큼의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어서다. 상장리츠의 작년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64억원으로 2018년 13억원 대비 4배 가량 늘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간접투자 기조 확산을 위한 리츠 활성화 노력으로, 올해도 다수의 상장리츠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산 규모 역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전체 리츠 자산 규모는 약 45조원에 달한다. 2014년 15조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설립 인가를 받은 리츠의 개수도 98개에서 200여개로 증가했다. 상장 리츠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국내 상장사들의 자산 활동성이 둔화되면서 부동산 유동화 니즈가 늘어난 것도 증권가 사업 전략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에서는 시장의 불안정화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자금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자산 유동화에 나선 기업과 투자처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의 니즈가 맞물려 리츠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들의 매출액 성장은 더뎌지고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매출의 성장에 재투자되는 속도가 상당히 저하됐다”면서 “과거 일본 기업이 그랬듯이 한국 기업 역시 보유 부동산을 소유의 개념에서 투자, 유동화의 수단으로 접근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향후 유통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자산 유동화 니즈 증가로 인해 리츠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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