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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동산 전망] 해외수주 보릿고개 지속되나…“작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


입력 2020.01.02 06:00 수정 2020.01.01 20:51        권이상 기자

지난해 185억 달러로 13년 만에 최저치, 2020년 200억달러 밑돌 것

사우디 등 발주 실현 가능하지만 시점 불투명, 장기적 플랜 필요해

지난해 185억 달러로 13년 만에 최저치, 2020년 200억달러 밑돌 것
사우디 등 발주 실현 가능하지만 시점 불투명, 장기적 플랜 필요해


2020년 경자년 해외건설 수주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 해외 플랜트 시설 모습.(자료사진)ⓒ대림산업 2020년 경자년 해외건설 수주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 해외 플랜트 시설 모습.(자료사진)ⓒ대림산업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보릿고개가 시작된 해외건설 수주시장의 사정이 올해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는 200억달러를 밑돌며 13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주텃밭인 중동 시장은 글로벌 정세와 요동치는 국제유가 탓에 발주물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역시 비슷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발주에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신흥시장인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과 인도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고, 기술력을 갖춘 일본과의 경쟁이 더욱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2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2020년 경자년 해외건설 수주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수주 실적이 전체 목표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일감이 줄자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액은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9년 해외 건설 수주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185억달러로 집계돼 전년인 2018년 같은 기간 268억달러보다 31% 감소한 수준에서 마감했다.

이는 2006년 165억달러를 수주한 이후 최저치다. 역대 가장 높은 수주액을 기록했던 2010년 716억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형사들은 지난해 말 막바지 수주에 힘쓰며 동남아시아 등에서 줄줄이 수주 낭보를 보탰지만, 전반적인 수주규모를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동에서는 이라크 사태 등으로 발주물량이 줄었고, 미·중 무역 갈등도 심화하면서 글로벌 불안간이 커진 이유가 발주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건설사들도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선진국형 수주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전문기관들이 내놓는 올해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우선 저유가 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평균 60달러(약 7만원)로 전망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에 원유 감산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러시아가 밝힌 점도 유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관측된다.

저유가가 이어지면 중동의 재정 확충이 어려워져 발주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사우디가 아람코를 상장해 실탄을 확보하면서, 중동 발주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은 있지만, 어느 시점부터 공사발주가 시작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신도시 개발이나 인프라 조성 등 사우디가 준비하는 사업 규모가 크고 아직 가시화되지 않아 실제 발주와 입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아시아 시장은 베트남과 라오스 등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인프라 공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기업이 자리를 잡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도로와 같이 난이도가 높지 않은 인프라 물량이 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같은 공사는 중국·인도 등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업체들이 상당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와 유관 기관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1조5000억원을 설정하기로 한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 펀드’ 조성금액 중 5000억원을 올해 우선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PIS 관리전문기관인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통해 사업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사업자-투자자간 신속한 협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적극적인 대외 진출전략도 마련됐다. 신남방·신북방국가 및 주변국(아세안 국가, 인도 및 주변국, 몽골·CIS국가)을 중심으로 EDCF 지원 규모를 올해 14억4000만달러에서 20억달러까지 확대한다.

유망 신시장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초고도위험국 인프라 수주 지원을 위해 특별계정과 중소득 개도국 대상 경협증진자금 등의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미국과 제3국 인프라 시장에 공동 진출하고 양국 간의 투자 확대를 위해 공동 컨소시엄 구성 및 금융지원 방안도 마련된다. 중국과도 공동으로 제3국 공동진출 지원을 위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한다.

아울러 해외 우량사업 발굴 및 수주에 필요한 사업타당성조사(F/S) 지원 등을 신규로 도입해 수출입은행과의 금융지원 연계를 꾀한다.

그런데도 올해 해외수주 실적 예상치는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김승원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3일 열린 ‘해외건설 동향 및 전망’ 발표에서 “2020년 해외건설시장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고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이라며 “해외건설 수주는 전년도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한 대형사 해외수주팀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과거 출혈경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가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개선 노력 등을 지속하고 있다”며 “해외실적이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이는 정상적인 수주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과도기에 따른 후유증일뿐 해외실적은 개선의 여지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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