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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일원으로 새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향후 과제 산적


입력 2019.12.27 13:32 수정 2019.12.27 14:29        이홍석 기자

창립 31년만에 금호 대신 HDC 달고 내년 새출발

재무구조 개선-출혈경쟁-경험 부족 도전 극복 관건

창립 31년만에 금호 대신 HDC 달고 내년 새출발
재무구조 개선-출혈경쟁-경험 부족 도전 극복 관건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그룹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로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31년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금호에서 현대로 새로운 날개를 달고 내년부터 새롭게 비상하게 됐지만 그만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산적한 상황이다.

27일 재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이 금호에서 현대로 넘어가면서 새롭게 출범하게 됐지만 향후 과제도 산적해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현산 컨소시엄)은 이날 오후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지난달 12일 현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한 달 반만에 매각이 최종 마무리됐다.

현산 컨소시엄은 총 2조5000원을 투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원(주당 4700원)에 인수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보통주식(신주)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약 60% 가량을 확보한 1대주주가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FI)로 4천899억여원을 부담해 약 1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인수 대상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금호리조트 등도 포함됐다. HDC현대산업개발그룹(이하 HDC그룹)은 내년 4월까지 국내외의 기업결합 신고 등 모든 인수 절차를 차질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15일 매각이 최종 결정되고 이후 7월25일 매각 입찰공고가 발표된 이후 약 5개월여만에 주인이 금호에서 HDC그룹으로 바뀌게 됐다. 양측이 협상 과정에서 구주가격과 우발채무손해배상 한도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며 계약 체결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결국 연내 계약 체결이 성사됐다.

이로써 국내 제 2의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에서 HDC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게 됐다. 지난 1988년 창립 이후 31년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것으로 제 2의 비상을 꾀하게 됐다.

현대가 일원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지만 아시아나항공 앞에는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이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가 관심사다. 우선 그동안 악화됐던 재무구조 개선이 관건이다.

HDC그룹이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인수에 나서면서 지난 3분기말 기준 1조1000억원이었던 회사 자본금은 내년에는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자본확충으로 660%에 이르렀던 부채비율도 자연스레 300%대 수준으로 낮아지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나항공의 취약한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09년 12월 채권단과 구조조정 방식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밟기도 했다.

이후 그룹 차원의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5년만인 지난 2014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체제를 졸업했지만 이후에도 차입금 규모가 크고 부채비율이 높아 시장의 우려는 계속돼 왔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HDC그룹의 상황이 금호보다 나아 향후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지만 과도한 재무적 부담과 경영 정상화 지연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를 피해야 하는 입장에서 마냥 자금 투입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조직 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부담 완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 5월에 이어 이달 20일부터 만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매각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어 향후 항공업계에 미칠 영향도 커질 수 있다.

날로 심화되는 항공업계의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국내 제 2의 항공사이기는 하지만 가격 경쟁력과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내세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은 상황인데다 외국항공사들의 국내 시장 공략도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업이 변수가 많고 단기간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체들간 출혈 경쟁 심화는 현대가 꿈꿨던 구상과 엇갈리는 현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연관해 항공업 경험이 전무한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이라는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단기간내 높일 수 있을지에도 의문의 시선이 존재한다. HDC그룹의 주력인 건설과 항공은 산업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항공업이 정부의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신규 진입이 매우 어렵지만 면허를 한 번 취득하면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만 올해 보잉 항공기 이슈에서 보듯 사업적 돌발 변수가 많아 예측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다.

이 때문에 HDC그룹이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아시아나항공을 그룹을 넘어 범 현대가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HDC그룹에는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이 있고 범 현대가에는 현대오일뱅크와 현대백화점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범현대 계열사들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HDC그룹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금호 시절보다는 재무적 안정성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LCC 3곳이 추가로 시장에 진입하는 내년에는 항공업계의 출혈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은 상당한 도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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