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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분명 낫긴 한데…” 디스플레이 개선 기대감 속 불안감


입력 2019.12.25 06:00 수정 2019.12.25 09:29        이홍석 기자

LCD→OLED 전환 속도...8K·폴더블에 올림픽 특수도

中 추격에 무역분쟁·소재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 여전

LCD→OLED 전환 속도...8K·폴더블에 올림픽 특수도
中 추격에 무역분쟁·소재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 여전


지난달 7일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열린 '삼성 OLED 포럼 2019 타이베이'에서 참석자들이 전시 제품을 관람하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 지난달 7일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열린 '삼성 OLED 포럼 2019 타이베이'에서 참석자들이 전시 제품을 관람하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
올해 어려움을 겪었던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시선이 내년을 향하고 있다. 그동안 주력이었던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8K TV와 폴더블(접히는·Foldable)폰으로 인한 신수요도 내년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한켠에는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분위기도 감지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LCD 가격 하락 속에 스마트폰과 TV 등 전방 시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었던 디스플레이는 내년에 본격적인 업황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 가격 하락 폭 둔화와 OLED 전환으로 인한 효과, 스마트폰과 TV 등 전방 시장 수요로 인한 회복세가 기대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미 탈 LCD에 이은 OLED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BOE와 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를 견디지 못한 탓이다. 이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확보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LCD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이에 중국발 공급과잉이 발생하며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버틸 수가 없었다. 지난해 9월 245달러에 달했던 6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달 말 160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잇달아 LCD 생산라인을 축소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OLED 전환을 가속화할 수 밖에 없었다.

올해 업황 악화와 LCD에서 OLED의 전환으로 인한 비용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년에는 이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긴 하다.

일단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채택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폴더블 폰이라는 새로운 폼팩터 제품의 등장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올해 1세대 제품이 출시된데 이어 내년에는 위아래로 접히는 클램셸(조개껍질) 형태의 2세대 제품도 등장할 것으로 보여 디스플레이의 신 시장 창출과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부터 본격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8K(해상도 7680x4320) TV 시장이 중대형 디스플레이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당장 내달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는 8K TV 제품들이 전면에 내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을 선보이고 올해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패널 공급도 자연스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여름 열리는 도쿄 올림픽으로 인한 특수가 TV 수요로 연결되면서 전방시장 성장세가 커지는데 따른 수혜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으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를 유지하면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 스마트폰용 플렉시블(Flexible·휘어지는) OLED 패널을 양산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롤러블 OLED.ⓒ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롤러블 OLED.ⓒLG디스플레이
상대적으로 LCD 의존도가 높아 올해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LG디스플레이도 지난 8월 완공된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이 내년 1월부터 본격 가동되면서 개선이 유력하다. 국내 파주 공장까지 포함하면 월 13만장 공급이 가능해져 대형 OLED 생산캐파(CAPA·생산능력) 확대로 인한 대응력 강화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렇듯 내년 디스플레이 업황 회복과 관련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대규모 물량 공세로 LCD에서 국내 업체들을 앞지른 중국 업체들이 OLED에서도 거센 추격에 나섰다. LCD에서 한국을 앞지른 중국도 LCD 가격 하락으로 가장 대표적인 업체인 BOE마저 적자전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OLED 전환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BOE는 이미 올해 초 애플로부터 아이폰용 OLED 공급사 지위를 확보했고 화웨이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아직 품질과 수율 측면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격차는 있지만 LCD에서의 역전이 OLED에서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BOE 외에도 CSOT·비전옥스·티엔마 등은 OLED 생산라인 구축에 나서며 전환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외적 변수가 언제든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도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올해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일본 정부의 핵심 소재 수출규제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한 해였다.

잠시 휴전 상태인 미·중 무역분쟁이 언제라도 발발해 최대 수요처인 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다소 수그러진 일본도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생산 차질이 초래할 가능성은 내년이라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엔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점에는 거의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대내외적 변수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업황 개선과 실적 회복세가 기대에는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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