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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죽시장 5년간 2.5배↑…식품업계 신성장동력 부상


입력 2019.12.03 16:02 수정 2019.12.03 16:03        최승근 기자

플라스틱 용기에서 파우치로 포장 진화…전 연령대로 소비 확대

HMR 시장에서 벗어난 죽 전문점 시장까지 확대,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동원F&B는 지난 7월 ‘양반 파우치죽’을 출시하며 기존 플라스틱 용기 제품에서 파우치 제품으로 죽 시장 확대에 나섰다.ⓒ동원F&B 동원F&B는 지난 7월 ‘양반 파우치죽’을 출시하며 기존 플라스틱 용기 제품에서 파우치 제품으로 죽 시장 확대에 나섰다.ⓒ동원F&B

즉석죽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식품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전체적인 가정간편식(HMR) 증가와 더불어 40~50대 중장년층 수요도 높아지면서 최근 5년간 즉석죽 시장은 2.5배 성장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즉석죽 시장은 2014년 357억원에서 지난해 885억원으로 5년간 148% 증가했다. 특히 2016년부터는 매년 25%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14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58.2%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이후 이렇다 할 메가 히트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식품업계에서 이 같은 성장세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HMR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는 데다 즉석죽이 아침밥 대용식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빠르게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 일색이던 포장도 최근 파우치 형태로 확장되면서 젊은 층은 물론 40~50대 중장년층 소비자들에 대한 수요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식품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을 수성하려는 1위 업체와 이를 추격하는 후발주자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지난 28년간 용기죽으로 즉석죽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동원F&B는 양반죽을 앞세워 내년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광주에 3000평 규모 양반죽 전용 생산시설을 준공한 이후 올해 7월부터는 최근 파우치 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동원F&B는 기존 냉장으로만 제조하던 파우치죽을 상온 죽으로까지 확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동원F&B는 지난 1992년 ‘양반 참치죽’을 선보이며 국내 최초로 상품죽 시장을 열었다. 참치 가공 노하우와 통조림 기술을 접목해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죽을 간편식 형태로 출시한 것이다. 이전까지 죽 시장은 가정이나 병원, 전통시장, 식당 등에서 주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들고 판매하는 환자식 개념이었다.

1992년 양반죽이 출시되면서 이러한 1세대 죽 시장의 패러다임이 상품형태의 2세대 간편식 시장으로 전환됐다. 이제는 품질과 외형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3세대 정찬 개념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연내 죽 전문점 수준의 프리미엄 용기죽까지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1위 브랜드에 걸맞은 품질과 역량으로 국내 죽 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CJ제일제당 연구원이 비비고 죽의 점도 측정 실험을 하고 있다.ⓒ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연구원이 비비고 죽의 점도 측정 실험을 하고 있다.ⓒCJ제일제당

지난해 파우치 형태의 비비고 죽으로 시장에 진출한 CJ제일제당은 1년 만에 누적 매출 500억원을 돌파하며 동원F&B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내년 1000억원대 메가 HMR 제품으로 육성해 향후 시장 1위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파우치 형태 제품이 출시되면서 소비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편의점에서 용기죽을 구입하거나 죽 전문점에서 포장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대형마트 등에서 파우치 죽을 구입해 가정에서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죽이 비상식 개념에서 일상식으로 전환되면서 중장년층은 물론 전 연령대로 소비층이 확대된 셈이다.

실제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3년간 편의점 매출 비중은 42.4%에서 40.3%, 37.8%로 매년 줄어드는 반면 할인점 비중은 19.5%에서 22.0%, 24.7%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전문점 메뉴 중심의 파우치 죽 라인업 확대를 통해 비비고 죽이 개척한 상온 파우치 죽 시장을 더욱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외식 수요까지 감안해 시장에 진출한 만큼 상품죽과 전문점 죽을 아우르는 연간 5000억원대 죽 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죽과 비슷한 형태의 물성 있는 부드러운 음식은 대부분 국가에 존재해 해외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은 쌀이 많이 뭉개진 형태의 ‘죠우’를 즐겨 먹고, 일본은 쌀에 한 가지 정도 재료만 넣는 ‘카유’가 있다. 미국, 영국 등 서구에서는 곡물 등을 빻아 물과 우유에 넣고 걸쭉하게 요리한 포리지를 즐긴다.

CJ제일제당은 특히 쌀을 주식으로 하되 죽 문화가 발달한 중국, 동남아 시장 메인 스트림 진출을 목표로 파우치 죽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정영철 CJ제일제당 상온HMR마케팅담당 부장은 “식사 대용식, 간식, 야식 등 죽을 일상에서 다양하게 즐기는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상품죽 시장을 2000억원대 규모까지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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