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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약금 눈덩이' 대형 손보사, 車 보험 고객 이탈 '역풍'


입력 2019.11.15 06:00 수정 2019.11.15 09:19        부광우 기자

10대 손보사 해약환급금 전년동기비 237억원↑…DB손보 최대

자동차 보험 중심 중도 해지 늘어…계약 관리 리스크 우려

손보업계 최대로 불어난 해약환급금…1년 새 100억 이상↑
자동차 보험 중심 중도 해지 늘어…계약 관리 리스크 우려


해약환급금 상위 10개 손해보험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해약환급금 상위 10개 손해보험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DB손해보험이 만기 이전에 계약을 깨는 가입자들에게 내준 돈의 규모가 1년 새 100억원 넘게 늘면서 국내 손해보험사들 중 최대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DB손보 상품을 중도에 해약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자동차 보험에서의 계약 파기가 부쩍 늘어난데 따른 역풍으로 풀이된다.

15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10대 손보사들이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4923억원으로 전년 동기(4686억원) 대비 5.1%(237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약환급금은 보험 가입자가 상품 만기 전 계약을 해지할 때 보험사가 돌려주는 돈을 의미한다.

가입자의 계약 해지로 가장 많은 돈을 지급한 곳은 DB손보였다. DB손보의 해약환급금은 같은 기간 1194억원에서 1311억원으로 9.8%(117억원) 증가했다. 그 다음 삼성화재가 1238억원에서 1275억원으로, 현대해상이 862억원에서 932억원으로 각각 3.0%(37억원)와 8.2%(70억원)씩 해약환급금이 늘며 뒤를 이었다. 이밖에 조사 대상 손보사들의 해약환급금은 ▲KB손해보험 628억원 ▲한화손해보험 249억원 ▲롯데손해보험 211억원 ▲메리츠화재 201억원 ▲NH농협손해보험 53억원 ▲흥국화재 52억원 ▲MG손해보험 12억원 등 순이었다.

보험 해약에 따른 DB손보의 지출 금액이 커진 핵심 요인으로는 자동차 보험이 꼽힌다. DB손보가 올해 상반기 자동차 보험의 해약환급금으로 쓴 돈은 1004억원으로 전년 동기(926억원) 대비 8.4%(78억원)나 늘었다. 일반 보험 해약환급금도 같은 기간 88억원에서 123억원으로 39.8%(35억원) 증가하긴 했지만, 액수만 놓고 보면 해약환급금 확대에는 자동차 보험의 영향이 훨씬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입자 유입 추이와 비교해 보면 DB손보 자동차 보험에서 고객 이탈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더욱 뚜렷해진다. DB손보 자동차 보험의 원수보험료는 1조6410억원에서 1조7055억원으로 3.9%(645억) 늘어나는데 그치며, 해당 부문 해약환급금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원수보험료는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일체를 가리키는 말로, 손보사의 보험 매출 개념이다.

고객이 만기 전 자동차 보험 계약을 깨게 되는 케이스는 크게 둘로 나뉜다. 우선 자동차를 팔아 소유주가 변경되거나 폐차 등으로 차량 운행이 불가능하게 됐을 때다. 하지만 이런 사례가 올해 들어 유독 DB손보 고객들에게만 집중돼 해약환급금이 늘었다고 해석하기엔 한계가 있다.

자동차 보험 계약 중도 이탈의 또 다른 유형은 계약자 판단에 따른 해약이다. 가입한 보험사나 담당자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뒤늦게 보험료가 비싸다고 느껴지는 경우 혹은 사고 처리를 경험해 봤더니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 등 개인의 변심이 원인이다. 이에 다른 보험사의 자동차 보험으로 갈아타기 위해 중복 가입 후 기존 보험을 해지하는 케이스도 있다.

DB손보의 해약 비용 추이에 시선이 쏠리는 또 다른 배경은 그 금액 자체가 워낙 크다는데 있다. 보험 매출은 아직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에 이어 3위에 그치고 있음에도 해약환급금만 최대로 커진 현실이기 때문이다. DB손보의 올해 7월까지 거둔 누적 원수보험료는 7조4971억원으로, 삼성화재(10조9242억원)와 현대해상(7조7174억원) 다음이었다.

일반적으로 해약환급금은 원수보험료와 비례하는 특성을 갖는다. 보험 사업의 크기가 클수록 유출되는 가입자도 많아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DB손보의 해약환급금은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선 해약환급금 확대는 고객 불만의 신호일 수 있는 만큼, 꼼꼼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계약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 계약된 100억원 수준의 관공서 단체물건이 올해 1월 해지 후 재계약되면서 회계 상 해약환급금이 늘었다"며 "해당 계약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된 수준의 해약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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