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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객수수료가 가른 면세점 매출…3년간 대기업 두 배 늘고, 중소는 감소


입력 2019.10.13 06:00 수정 2019.10.13 04:00        최승근 기자

중국 보따리상이 점령한 한국 면세시장…최근 4년간 송객수수료 4조원 규모

3년간 중소‧중견면세점 8곳 폐점, 대기업 계열 갤러리아도 시장 철수

중국 보따리상이 점령한 한국 면세시장…최근 4년간 송객수수료 4조원 규모
3년간 중소‧중견면세점 8곳 폐점, 대기업 계열 갤러리아도 시장 철수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 화장품 매장에 몰린 관광객들의 모습. ⓒ데일리안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 화장품 매장에 몰린 관광객들의 모습. ⓒ데일리안

면세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은 매년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쓰며 승승장구 하는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만성적자를 버티지 못해 폐점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사드 갈등을 계기로 면세업계 큰 손인 중국 단체관광객 감소로 보따리상을 유치하기 위한 송객수수료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중견 면세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3일 관세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4년간 면세점들이 여행사 등에 지급한 송객수수료는 약 4조원에 달한다.

송객수수료는 매년 가파르게 상승해 2015년 5630억원에서 지난해 1조318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 6514억원 규모로 2015년 1년치 수준을 넘어섰다.

이중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계열 면세점들이 지급한 수수료는 2015년 5094억원에서 지난해 1조2767억원으로 150.6% 급증한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은 536억원에서 414억원으로 22.8% 감소했다.

ⓒ관세청 ⓒ관세청

이는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과도 직결됐다. 송객수수료를 크게 늘린 대기업 면세점은 매출액이 2015년 5조8263억원에서 지난해 14조8885억원으로 15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송객수수료 증가율(150.6%)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중소‧중견면세점은 2015년 3571억원에서 지난해 4636억원으로 29.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국 단체 관광객 감소로 보따리상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수수료 지급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면세점들은 대기업 면세점만큼 호황을 누리지 못한 셈이다.

오히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송객수수료 지급 규모가 축소되고 이는 다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다.

지난 2016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간 특허를 반납한 면세점은 총 11곳으로 신세계 김해공항, 갤러리아 제주, 갤러리아 63 등 3곳을 제외한 8곳은 모두 중소‧중견면세점이다. 이중 갤러리아는 지난달을 끝으로 면세점 사업에서 아예 철수했다.

지방 공항과 더불어 서울의 경우에도 중소‧중견면세점이 운영하는 시내면세점은 적자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고속터미널과 삼성역에 각각 면세점을 새로 오픈했지만 기존 명동 상권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개별 여행 일정에 맞춰 쇼핑을 하는 관광객과 달리 보따리상의 경우 단 시간 내에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명동처럼 대기업 면세점이 밀집된 지역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대기업 면세점들이 앞다퉈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내는 산업인 만큼 많은 매장을 운영하는 대기업 면세점이 명품 등 상품 구색이나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앞선다”며 “이들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면세점들은 송객수수료 등 마케팅 측면에서 제대로 된 경쟁이 어렵다. 양극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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