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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 파업 멈추고 협상키로…임금동결 합의하나


입력 2019.09.30 18:07 수정 2019.09.30 21:02        박영국 기자

기본급·성과급 등 조정 가능성…부평 2공장 물량계획이 관건

기본급·성과급 등 조정 가능성…부평 2공장 물량계획이 관건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머리에 띠를 두른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머리에 띠를 두른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 노동조합이 파업을 멈추고 사측과의 교섭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측과의 극단적 대립에서는 한 발 물러선 형국이지만 양측간 입장 차가 워낙 커 사태의 봉합을 낙관하긴 힘들어 보인다.

한국GM 노조는 30일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내달 1일부터 8일까지를 성실교섭촉구기간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정상 근무하며, 잔업 및 특근 거부도 한시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다만 노조 간부의 철야 농성은 계속 할 예정이다. 차기 쟁대위는 8일 개최하기로 했다.

성실교섭촉구기간을 갖기로 한 것은 파업 및 잔업·특근 거부에 따른 임금 손실로 조합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외부 여론도 악화되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사측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지만, 사측은 기존보다 진일보된 제시안을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 난항이 예상된다.

오는 11월부터 차기 집행부 선거 시즌에 돌입하는 상황이라 현 노조 집행부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8일 이전까지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또 다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핵심 쟁점이 ‘미래 사업계획’으로 좁혀졌다는 데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최근 자체 소식지와 기자회견문 등을 통해 “몇 푼 더 받으려고 파업하는 게 아니라 3년 후 사업계획조차 없는 사측에 미래 청사진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제시한 상태지만 ‘미래 사업계획’ 부분에서 사측이 노조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공할 경우 임금성 부분은 조정 여지도 열려 있다.

사측은 노조에 임금 동결과 성과급·일시금 지급 불가, 복지축소 지난해 수준 유지 등을 제시한 상태다.

미래 사업계획 논란의 핵심은 부평 2공장이다. 부평 1공장에서는 2020년부터 신형 준중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될 예정이며, 창원공장에서는 2021년부터 신형 CUV가 생산된다.

한국GM은 지난해 7월 부평 2공장에 5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기존 부평 1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랙스를 2공장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연간 7만5000대 이상의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재 부평 2공장에 설비 이전 및 개선 공사가 진행 중이며, 올 연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여기에 기존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던 중형 세단 말리부도 연간 3만대가량 생산된다. 부평 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약 15만대)을 감안하면 2022년까지는 적정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

노조는 그 이후에도 부평 2공장의 가동을 보장할 신차 추가 투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측은 글로벌 GM 차원에서 결정하는 신차 투입을 한국GM 노사 교섭 과정에서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2023년 이후 트랙스가 무조건 단종되는 것도 아니고, 차종 노후화에 따른 물량 감소 대책을 마련해 노조를 설득한다면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신차 추가 투입은 한국GM 차원에서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면서 “부평 2공장에 트랙스 생산을 위한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래가 없다고 하는 건 너무 비관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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