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요."…안심전환대출 첫날 은행 썰렁


입력 2019.09.16 14:32 수정 2019.09.16 15:07        박유진 기자

주택 보유 수, 소득 기준 등 복잡한 가이드라인에 창구 혼선

"일단 하고 보자" 대출 온라인 신청 홈피 접속 지연 잇따라

주택 보유 수, 소득 기준 등 복잡한 가이드라인에 창구 혼선
"일단 하고 보자" 대출 온라인 신청 홈피 접속 지연 잇따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16일 오전 서울시 을지로 소재 KB국민은행 영업점에 마련된 대출 셀프 체크리스트 안내문ⓒ데일리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16일 오전 서울시 을지로 소재 KB국민은행 영업점에 마련된 대출 셀프 체크리스트 안내문ⓒ데일리안

"영업점에서는 간단한 상담만 되고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통해서 접수하셔야 해요."
"어디 은행에서 받으셨어요…카드사용액 같은 신고소득은 인정이 안 돼요."

연 1%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16일 오전. 서울 도심에 위치한 영업점들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출 대상 여부를 묻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지만, 온라인을 통한 신청이 유리한 만큼 은행 창구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은 까다로운 조건 탓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A은행 관계자는 "전화 문의와 현장 방문을 포함해 평균 10여 건의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온라인 접수가 병행돼 대체적으로는 창구가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 때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접수 시 0.1%포인트 금리를 깎아주는 까닭에 영업점을 찾는 이들이 뜸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 을지로 소재 주요 시중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결과, 창구에서는 안심전환대출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밝히면 비대면 금리 인하 혜택을 소개하며 온라인 접수를 권유했다.

상담 대기 때 청원경찰들은 고객에게 간단한 체크리스트 항목표를 나눠준 뒤 간이 상담을 진행했다. 대출 대상자 확인 시 주로 꼼꼼하게 체크하는 항목은 1주택 이상 보유자, 올해 7월 25일 이후에 기존 대출을 받았거나 고정금리 대출 차주 여부였다.

A은행에서 받은 경우 B은행에서 대환이 불가능해 상담 전 기존 대출 은행명을 묻는 것은 필수였다. 일부 소비자의 경우 대출 대상과 맞지 않다는 통보에 성과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C은행 영업점에서 마주친 주부 정모씨(59세)의 경우 현장에서 안심전환대출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투기과열지역인 경기도 광명시에서 다세대주택(빌라)을 소유 중인 정씨는 연 3%대 금리로 8000만원 대출을 받은 상태지만 직업이 없어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대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인근에 있는 은행 점포에서 대기하던 개인사업자 박모(64세)씨는 "지금 살고 있는 집 외에 얻게 된 분양권이 있는데 이럴 경우 대환이 불가능하다고 들었다"며 "실제 거주 목적으로 살고 있는 주택 1개만 필요한 상황이라 곧 처분할 예정인데 이럴 땐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고 걱정된 모습을 보였다.

박 씨와 상담을 진행한 은행원은 "다주택자는 원칙적으로 대출이 불가능하다"며 "보유 주택 수에는 분양권과 입주권도 포함되고, 오피스텔 보유 시 업무용으로 등록된 건에 대해서만 주택에서 제외돼 대출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는 대출 자격 확인 여부를 위한 셀프 체크리스트 안내문을 배포하고 온라인 신청을 유도했다. 이날 온라인 접속자 수 급증에 따라 서비스 접속이 지연되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의 캡쳐 화면.ⓒ데일리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는 대출 자격 확인 여부를 위한 셀프 체크리스트 안내문을 배포하고 온라인 신청을 유도했다. 이날 온라인 접속자 수 급증에 따라 서비스 접속이 지연되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의 캡쳐 화면.ⓒ데일리안


개인마다 대출 자격 여부 확인이 복잡하니 일부 은행원은 "일단 대출 접수를 실행하라"는 안내를 제시하기도 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일은 은행 영업점 기준으로 오는 27일, 온라인 29일까지다. 2주간의 접수가 끝나면 주금공이 대상 여부를 통보하고 추가 서류 제출 등이 들어가니 '밑져야 본전 접수부터 하라'는 권유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심전환대출 온라인 신청 홈페이지는 접속 지연이 잇따르고 있다. 대출을 접수받고 있는 주택금융공사의 홈페이지는 이날 오전부터 약 10~15분의 서비스 대기 시간이 소요되는 중이다. 평균 접속대기자 수의 경우 시간대별로 다르지만 약 1만 명이 동시 접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온라인 대출 신청자가 몰림에 따라 서비스 접속대기 시간이 동반되고 있다"며 "이는 트래픽 초과와는 무방한 상태로 대기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접속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20조원 한도로 특별 판매된다. 대출을 신청한다고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출 신청 접수 시 주택금융공사는 담보물의 주택가격을 금액별로 나열하고 가장 낮은 주택가격 보유자부터 순차적으로 대출을 내줄 예정이다.

D은행 관계자는 "접수가 마감되면 최종적으로 공사에서 전체 대출 신청 건을 취합해 주택가격 순에 따라 20조 한도로 대출을 실행할 것"이라며 "최종 심사 대상자는 9월 30일에서 10월 4일까지 문자메시지와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된다"고 설명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박유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