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아웃 발동?’ 이별 예고된 그리즈만의 헌신
바이아웃, 2억 유로에서 1억 2000만 유로 하락
최대한의 이적료 확보함으로써 구단에 대한 의리
스페인 라리가의 최정상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28)이 정들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벗는다.
그리즈만은 15일(한국시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식 SNS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 5년 동안 내가 받은 모든 사랑에 감사하고 싶다"며 "늘 이 환상적인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가슴에 늘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게 내가 오늘 이 카메라 앞에 선 이유다. 정말로 감사하다"면서 "홈이든 원정이든 응원해준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한다. 이제는 안녕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인사를 남겼다.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의 그리즈만은 2009년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했고, 2014년 7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일약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했다.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의 5년간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고 256경기 133골이라는 걸출한 성적을 남겼다.
이제 관심은 차기 행선지다. 그리즈만과 같은 월드클래스 선수는 어느 팀을 가든 핵심 자원으로 분류됨과 동시에 다음 시즌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그리즈만이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 그리즈만의 이적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그리즈만은 지난해 여름 아틀레티코과 재계약을 맺을 당시 2억 유로(약 2665억 원)의 바이아웃 액수를 설정한 바 있다.
‘바이아웃’이란 해당 선수와 원 소속팀과의 계약을 강제 파기하기 위해 영입하려는 구단이 지불해야할 최소 이적료를 뜻한다. 계약 당시 액수를 설정해야 하며, 라리가에서는 이 규정이 의무화 되어 있다.
특히 2017년 여름, PSG는 네이마르를 영입하며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켰고 바르셀로나는 손 한 번 못 써보고 그대로 빼앗긴 바 있다. 이후 스페인 내 각 구단들은 핵심 자원들의 바이아웃을 액수를 대폭 높여놓은 상태다.
하지만 그리즈만의 경우 재계약 후 1년 뒤인 오는 7월, 2억 유로의 바이아웃 액수가 1억 2000만 유로(약 1598억 원)로 떨어진다는 옵션을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그리즈만과 같은 ‘빅 네임’의 이적은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계약이 가능했던 이유는 역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그리즈만 간의 의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즈만은 지난 몇 년간 이적설로 몸살을 앓아왔다. 빅클럽들이 눈독을 들였고,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우 구체적인 액수까지 공개하며 그리즈만 영입에 열을 올렸다. 당장 이적이 가능했지만 그리즈만의 선택은 놀랍게도 재계약이었다. 이후 그리즈만에 대한 이적 루머는 쏙 들어갔다.
다만 1년 뒤 바이아웃 액수를 낮추는 조항을 삽입했다. 구단 입장에서는 핵심 전력을 1년 더 보유함과 동시에 자유계약으로 풀릴 수 있었던 이별 예정 선수를 보내며 최대한의 이적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친정팀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춘 그리즈만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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