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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권창훈, 답답했던 벤투호 2선 활력


입력 2019.03.23 16:26 수정 2019.03.23 16:26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1년 만에 대표팀 복귀전서 맹활약

벤투호의 새로운 황태자 자리 예약

22일 오후 울산 남구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에 권창훈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2일 오후 울산 남구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에 권창훈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빵훈이’ 권창훈(디종)이 돌아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FIFA랭킹 60위)와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41분 터진 이청용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지긋지긋한 볼리비아전 악연을 끊어낸 승리만큼 반가웠던 것은 돌아온 권창훈의 부활이었다.

2019 아시안컵 실패 이후 첫 경기였던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은 세대교체와 뉴 페이스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컸다. 라 리가에서 자리 잡고 있는 특급 유망주 이강인을 향해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이에 못지않게 권창훈의 부활도 관전 포인트였다.

지난해 3월 폴란드와의 평가전 이후 약 1년 만의 복귀전에서 권창훈은 펄펄 날았다. 그는 벤투 감독이 처음으로 꺼내든 4-1-3-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새로운 포메이션, 새 감독 체제에서 처음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벤투 감독의 전술에 빠르게 녹아든 모습이었다. 특유의 볼 키핑과 역동적인 움직임, 영리한 플레이는 어느 누구도 권창훈을 따라가지 못했다.

포메이션의 특성상 권창훈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중원 장악에 힘을 보탰고, 최전방과 3선 수비형 미드필더 주세종과의 연결고리 역할, 더 나아가 오른쪽 풀백 김문환과의 연계를 통한 공격 작업 등 여러 가지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

한국의 공격이 왼쪽에서는 주로 홍철의 단조로운 크로스에만 의존하는 형태였다면, 오른쪽은 권창훈을 중심으로 한층 다양한 루트가 끊임없이 생산됐다.

권창훈은 전반 25분 미드필드에서 놀라운 탈압박으로 볼리비아 미드필더 3명의 견제를 벗어난 뒤 상대 진영으로 폭발적인 전진을 선보였다.

후반 7분에는 절묘한 턴 동작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강력한 왼발슛을 시도했다. 슈팅 정확도는 떨어졌지만 그동안 벤투호에서 볼 수 없었던 창의적인 플레이가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특히 권창훈의 가세는 손흥민의 부담을 한껏 덜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벤투호에선 2선 플레이메이커 부재로 인해 손흥민이 미드필드로 자주 내려오는 모습이 잦았지만 이번 볼리비아전에서는 달랐다. 권창훈이 공을 소유하고 플레이메이킹을 도맡으면서 손흥민도 공격에만 치중할 수 있었다.

권창훈은 지난 시즌 소속팀 디종의 최종 라운드에서 불의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고, 지난해 12월에서야 복귀전을 치르며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벤투 감독은 창의성과 테크닉을 겸비한 권창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결국 3월 A매치 데이에 권창훈을 처음으로 발탁했다.

기성용, 구자철의 대표팀 은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남태희의 장기 부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벤투호의 2선은 어느 누구도 확실한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벤투 감독이 지켜보는 첫 실전경기에서 충분한 존재감을 뿜어낸 권창훈은 향후 A대표팀 2선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1년 만에 돌아와 강렬한 인상을 남긴 권창훈이 벤투호의 새로운 황태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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