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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인터넷보험 자회사 지원 1500억 육박


입력 2019.01.18 06:00 수정 2019.01.18 09:49        부광우 기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350억 유상증자 전량 또 인수

지금까지 총 1440억 투자…만년 적자에 커지는 고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350억 유상증자 전량 또 인수
지금까지 총 1440억 투자…만년 적자에 커지는 고민


교보생명이 인터넷 보험 전문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또 다시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이로써 교보생명이 지금까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투입한 금액은 15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교보생명이 인터넷 보험 전문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또 다시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이로써 교보생명이 지금까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투입한 금액은 15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교보생명이 인터넷 보험 전문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또 다시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이로써 교보생명이 지금까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투입한 금액은 15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설립 당시 기대와 달리 출범 5년이 넘도록 적자만 내면서 교보생명이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자꾸만 커져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주당 발행가액 5000원씩 7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방식으로 실시되면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100% 주주인 교보생명이 전량을 인수하게 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으로 들어간 교보생명의 돈은 자본금 320억원과 증자 자금 1120억원 등을 포함해 모두 1440억원에 이른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출범 당시 금융당국으로부터 향후 5년 간 총 1060억원의 자본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는데, 이번 유상증자로 이를 충족하게 됐다.

우성 교보생명은 2013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세우면서 총 320억원의 자본금 중 238억4000만원을 대며 74.5%의 지분을 확보했다. 나머지 25.5%는 81억6000만원을 납입한 일본 온라인 전업 생명보험사 라이프넷생명의 몫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라이프넷생명이 보유 지분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교보생명은 해당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주식 전량을 81억6000만원에 사들여야 했다. 결과적으로 설립 자본금 전액을 교보생명이 부담한 셈이 됐다.

더불어 교보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지금까지 단행한 수차례의 유상증자 물량을 모두 홀로 소화해 왔다. 올해에 앞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2014년 11월 380억원 ▲2015년 11월 240억원 ▲2016년 12월 150억원 등 총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공동 주주였던 라이프넷생명은 이 같은 유상증자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풋옵션 행사 당시 라이프넷생명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지분율은 8.1%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교보생명이 이처럼 지원을 이어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좀처럼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만들며 5년 뒤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이미 약속한 시점이 지나버린 지금에도 이런 공약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2013년 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이후 ▲2014년 167억원 ▲2015년 212억원 ▲2016년 175억원 ▲2017년 187억원 등 매년 적자를 기록해 왔다. 2018년 1~3분기에도 1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실적 역시 적자가 확실시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해당 기간에 쌓은 순손실만 919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보험사 재정에 지금보다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이 다가오면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자본 확충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앞으로도 흑자 전환에 실패하며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게 될 경우 교보생명의 짐은 더욱 무거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2022년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금 부채 평가 기준은 기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게 된다.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부담은 크게 늘게 된다. 요즘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는 배경이다.

또 인터넷 전업사를 표방하고 나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타깃인 다이렉트 생보 시장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교보생명의 고민을 키우는 대목이다. 지난해 1~10월 국내 생보사들이 인터넷과 모바일 등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통해 벌어들인 초회보험료는 108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81억원)에 비하면 33.3%(27억원)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생보업계 전체 초회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한 실정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영업 상황과 IFRS17 이슈 등을 고려하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교보생명의 자금 수혈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한때 온라인 영업이 미래 먹거리로 각광을 받았지만 생각보다 CM 채널 규모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독자 계열사로 계속 남길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교보생명의 고민은 점점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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