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스키 기업 골든블루가 자사 주력 제품인 '골든블루 사피루스'로 국내 위스키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하면서 '무연산' 제품에 대한 업계의 논란이 뜨겁다. 무연산 위스키인 자사 제품과 경쟁사의 연산 제품을 비교한 것 자체가 업계 기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연산 표시를 없애고 출시된 골든블루의 무연산 위스키의 주원료인 원액, 제품별 차별성에 대해서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공개를 꺼리면서 출고가는 도수 40도가 넘는 기존 연산 제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가격 적정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는 지난 19일 자사 제품 '사피루스'가 출시 5년만에 올해 1~9월 판매량 기준 1위에 올랐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와 관련, 위스키 업체들은 '무연산' 위스키를 연산 제품과 비교하는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2012년부터 연산 표시를 없애고 12년산은 '사피루스'로, 17년산은 '다이아몬드'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제품명 연산을 없애고 무연산 위스키가 된 것.
이처럼 골든블루가 무연산 위스키를 내세운 이유는 최근 위스키 시장이 불황인데다 소비자들의 음주 패턴이 변하고 기호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와인이나 수입 맥주에 비해 위스키 인기가 떨어지면서 업계는 수익성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제조비용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원액 가격이 저렴한 무연산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무연산이 되는 과정에서 원액 단가는 낮아졌지만 원액 연산을 알 수 없는 제품이 사용됐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위스키 '연산'은 위스키 품질과 원액 숙성도를 가늠하는 척도다. 실제로 연산과 무연산 위스키는 최소한의 숙성기간도 다르다. 12년산 위스키는 최소 숙성기간이 12년, 무연산 위스키는 숙성기간이 3년이상만 되면 어떤 원액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골든블루 '사피루스'와 '다이아몬드'는 무연산인데다 도수는 36.5%며, 출고가는 각각 2만3940원, 4만62원으로 기존 연산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 베스트셀러 위스키인 윈저12년(2만6367원), 윈저17년(4만7원), 임페리얼 12년(2만6334원), 임페리얼 17년(4만62원) 등 이다.
경쟁 업체들의 불만은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골든블루 무연산 위스키의 경우 알코올 함량이 떨어지고, 원액의 특성이 불분명한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연산 위스키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렴한 원료를 사용하면서 가격은 원가가 비싼 타사 제품과 비슷하게 책정해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주장이다.
업계 전문가는 "골든블루의 '사피루스'와 '다이아몬드'처럼 무연산 위스키로 바꾸거나, 애초부터 연산이 없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연산이 명확한 위스키와 가격차이가 없거나 마치 위스키와 같은 가치를 갖는 것처럼 제품 특성을 모호하게 하면서 디자인 고급화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골든블루 측은 "제조 방법을 밝힐수 없지만 스코트랜드 원액으로 몇년 산을 사용했지는와 블랜딩을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제품의 가격 차이가 나는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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