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 맥그리거 인종차별에 발끈 “기분 좋지 않다”

맥그리거의 ‘춤추는 원숭이’ 언급 지적

8온스 글러브 성사시 긴장감 높아질 듯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메이웨더와 맥그리거. 메이웨더 인스타그램 캡처.

흑인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가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와의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판을 제대로 키웠다.

메이웨더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전이 전 세계 흑인들을 위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맥그리거의 인종 차별적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맥그리거는 지난달 미국 ABC 방송의 유명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해 메이웨더를 ‘춤추는 원숭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메이웨더는 “맥그리거가 우리(흑인)를 원숭이라고 불렀을 때 기분이 안 좋았다”며 “그건 완전히 무례한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맥그리거는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프로모션 투어에서 메이웨더를 ‘보이(Boy)’라고 불러 구설에 올랐다. ‘보이’는 인종차별이 온존할 때 흑인을 모욕적으로 부르던 호칭으로 현재 미국에서는 금기어 중 하나다.

메이웨더는 “맥그리거의 발언은 나를 미치게 할 정도로 참기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마틴 루서 킹, 맬컴 엑스 등 우리의 리더들을 떠올렸다”며 “그들은 나와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전면에 나섰던 사람들이다. 맥그리거가 27일에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는 오는 2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12라운드 슈퍼웰터급(69.85kg) 복싱 대결을 펼친다.

메이웨더는 “이 경기는 대의를 위한 것이다. 또 미국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전 세계 모든 흑인을 위한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메이웨더와 맥그리거는 8온스(약 226.8g) 글러브로 싸우길 원하는 공식 요청서를 이 경기를 관할하는 네바다주 체육위원회(NSAC)에 제출했다.

NSAC 규정에 따르면 웰터급(66.67kg) 이상의 복싱 시합에서는 10온스(약 283.5g) 글러브를 껴야 하지만 메이웨더 측에서 복싱 초보인 맥그리거의 사정을 고려해 8온스 글러브를 제안했고, 맥그리거 측도 이에 동의했다.

다만 가벼운 글러브를 쓰면 덜어낸 솜의 부피만큼 펀치로 인한 충격은 더 커지고 KO가 나올 확률은 높아져 팬들에게는 보다 흥미진진한 승부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NSAC는 회의를 열어 조만간 이에 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