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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소신 발언이 일으킨 파장


입력 2017.08.09 10:54 수정 2017.08.09 19: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대표팀 불참 이재영 저격 발언으로 모두에게 상처

또 한 번 논란에 선 배구협회, 변화된 움직임 절실

김연경의 말 한 마디가 배구계에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 연합뉴스 김연경의 말 한 마디가 배구계에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 연합뉴스

코트 밖에서도 배구여제의 위엄은 실로 대단했다. 국가대표팀 에이스 김연경의 한 마디가 배구계에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발단은 7일 제19회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필리핀 출국을 앞두고 진행된 김연경의 인터뷰다.

김연경은 “이번에도 엔트리를 채우지 못한다는 것이 정말 답답하다.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까지 20경기가 넘는데, 6~7명의 메인 선수만 계속 경기를 뛴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엔트리 14명에서 1명이 적은 13명만이 출전한다. 지난달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도 한국은 14명이 아닌 12명으로 치렀다.

결국 체력에 발목이 잡힌 한국은 정작 결승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지난달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결승에서는 예선에서 두 번이나 꺾었던 폴란드에 0-3(19-25 21-25 21-25)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기도 했다.

문제는 그랑프리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이미 김연경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계속해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 중이다. 7월 한 달 간 불가리아-폴란드-한국-체코를 오가는 강행군을 펼쳤지만 9일부터 필리핀에서 열리는 2017 아시아선수권 대회 출전을 위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또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게 끝은 아니다. 9월 20일부터 24일까지는 태국에서 세계선수권 아시아 지역 예선전이 열린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국이다.

혹독한 일정이 가장 힘든 것은 선수들이다. 제대로 휴식을 취해야 하는 비시즌에 쉬지도 못하고 국가대표라는 사명감 하나만으로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결국 보다 못한 김연경이 사실상 총대를 멘 것과 다름없다.

대표팀 불참으로 논란에 휩싸인 이재영. ⓒ KOVO 대표팀 불참으로 논란에 휩싸인 이재영. ⓒ KOVO

이 과정에서 후배 이재영의 이름이 언급되며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는 이재영이 들어왔어야 했다”며 “팀에서도 경기를 뛰고 훈련까지 소화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빠졌다. 중요한 대회만 뛰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하지만 제재는 없다. 이렇게 하면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당사자 이재영과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해명에 나섰고, 김연경 역시 소속사를 통해 “처음 보도와는 다르게 이후 보도된 내용들은 취지와는 크게 벗어나 다른 의미로 해석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일단 사태는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김연경과 이재영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에 월드리그와 아시아선수권을 빠지는 대신 내달 열리는 그랜드 챔피언십에 출전시키기로 합의가 됐다는 이재영의 경우 당분간 비난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출전을 해서 활약을 하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엔트리에서 또 다시 빠지든 대표팀 차출을 기피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배구협회 역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달 오한남(65) 신임 회장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환골탈태를 약속한 배구협회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부실한 대표팀 지원이 또 한 번 도마에 오르게 됐다.

배구협회는 과거 2014 아시안게임 김치찌개 회식 논란부터 최근 항공권 차별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김연경의 이번 발언으로 부실한 대표팀 운영 시스템이 또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현재까지 배구협회는 김연경 발언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문제의 핵심이 당장이 아니다.

환골탈태를 위한 배구협회의 뼈를 깎는 즉각적인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한국 배구의 미래는 암울하다. 과연 김연경의 의미심장한 발언이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곡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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