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빅3' 신용대출 급증…리스크 관리 적신호

부광우 기자

입력 2017.07.25 06:00  수정 2017.07.25 09:29

삼성·한화·교보 1분기 말 기준 4조5173억…전년比 5666억↑

서민 상대 돈벌이 나서나 '눈총'…잠재 리스크 부담 우려도

국내 40개 생명·손해보험사들의 가계신용대출금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7조2975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3777억원) 대비 9198억원(1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사 별로 보면 한화생명의 가계신용대출이 1조690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한화생명의 신용대출금은 국내 보험업계 전체의 23.2%를 차지하는 규모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 빅3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의 가계신용대출이 1년 새 56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4조5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가계신용대출에서 규모에서만큼은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을 제치며 홀로 보험업계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해 눈길이 쏠렸다.

가계신용대출이 주로 급전을 필요로 하는 서민 금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 보험사들이 경제적 취약 계층을 상대로 지나친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용도별 대출채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40개 생명·손해보험사들의 가계신용대출금은 7조2975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3777억원) 대비 9198억원(1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보험사 가계신용대출의 60% 이상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선두권 업체들에 쏠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이들 3사의 가계신용대출만 같은 기간 3조9507억원에서 4조5173억원으로 14.3%(5666억원) 늘면서, 보험업계 전체의 61.9%를 자치했다.

보험사 별로 보면 한화생명의 가계신용대출이 1조690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한화생명의 신용대출금은 국내 보험업계 전체의 23.2%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17.7%(2547억원)나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국내 보험사들 가운데 액수로는 가장 큰 증가폭이다.

다음으로 삼성생명의 가계신용대출 규모가 1조4557억원으로 컸다. 1년 전(1조2373억원)보다 17.7%(2184억원) 증가한 액수다. 교보생명은 1조2774억원에서 7.3%(935억원) 늘어난 1조369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보험사들의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배경에는 높아진 은행 문턱에 따른 풍선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대출을 받기 쉬운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대형 보험사들이 경제적 취약 계층의 수요를 파고들어 이익을 취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도덕적 비판과 함께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난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정부의 정책과도 어긋날 뿐 아니라, 결국 나중에 대출 건전성이 부실해질 경우 보험사에게도 독일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잠시 제 2금융권으로 몰리는 대출 수요를 노리고 보험사들이 공격적 영업에 나서면 당장은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면도 많다"며 "보험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 고객들의 신용 위험이 더 크다는 점에서 향후 부실을 키울 수 있는데다 여론도 호의적일 수 없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에 비해 리스크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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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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