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초반돌풍을 일으키면서 기존 은행의 고객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은행권 내에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케이뱅크의 정기예금 및 대출 상품 금리가 시중은행과의 비슷한 상품과 별 차이가 없어 고객을 유인할 요인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향후 서비스 측면에서 차별화 전략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비대면 채널 활성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출범한 지 3일 만에 7만 5000명의 가입자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이날 오전 8시 현재까지 신규 고객 수는 7만4560명이다. 가입자들이 만든 전체 수신계좌 수는 7만8078개이며, 체크카드 발급 수는 6만6894장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대출 건수는 5584건에 달했다.
비대면 실명확인이 시작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16개 은행의 월평균 비대면 계좌개설 합산 건수인 1만2000건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존 은행의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은행권에서는 케이뱅크 출범에 따른 고객 이탈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이뱅크가 선보인 정기예금과 대출상품의 금리가 시중은행 대비 큰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1.80%로 전북은행(1.80%)과 동일하다.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4.18%~8.98%(외부 신용평가사(CB) 1~7등급 대상)인데 우리은행의 1~8등급 구간의 3.08%~8.22%로 상품 대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마이너스 통장 금리 역시 5.50%(외부 CB 1~6등급 대상)로 KEB하나은행 4.26%(5~6등급 기준) 대비 매력도가 높지 않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과 금리 측면에서 고객을 유인할 요인이 크지 않다”며 “케이뱅크 출범 초반 개점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돌풍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스마트폰만 들고 다니면 언제 어디서나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등 편리하고 출범효과 등으로 고객들이 몰린 것 같다”며 “은행과 경쟁할 만한 큰 메리트가 없는 만큼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은행의 주된 고객층인 1~6등급 고객이 케이뱅크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금리 이외의 플러스 알파 요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케이뱅크가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간의 융합을 통한 고객 편의성 증진에 노력함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이에 상응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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