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주제 무리뉴 감독이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할 때 모두가 입을 모아 방출 1순위로 거론한 선수가 바로 후안 마타다.
앙토니 마르샬과 린가드, 그리고 미키타리안까지 들어온 측면 공격수 자리에 더 이상 마타의 자리는 없는 듯 했다.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 마타는 첼시 시절 못지않은 활약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루이스 판 할 감독 아래의 마타와 무리뉴 감독 아래의 마타는 과연 어떤 차이점을 보이고 있을까.
후안 마타의 지난 시즌과 올 시즌 공격 스탯 비교. ⓒ 데일리안 박철민 프리미어리그 공식 프로필
지난 시즌 마타는 리그 전 경기(34경기 선발 4경기 교체투입)에 출장하며 6골 5도움을 올렸다. 아주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불만족스러운 수준도 아니었다. 2014-15시즌에 비해 600분 더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득점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무리뉴가 부임한 올 시즌에는 현재까지 13경기(11경기 선발 2경기 교체투입)에 출장하며 3골 1도움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출전했을 뿐인데 득점은 벌써 지난시즌의 절반을 넘고 있다.
마타의 세부 기록들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경기당 키패스의 증가다. 마타는 올 시즌 키패스를 경기당 평균 1.8회 제공하며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경기당 패스 횟수는 오히려 줄었으나 키패스가 늘었고, 이로 인해 패스 성공률도 올라갔다.
마타가 프리미어리그에 상륙한 이후 패스성공률 90% 이상을 기록한 시즌은 단 한 번도 없다. 물론 이제 시즌의 절반을 지나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전반기 페이스만 놓고 보면, 마타의 패스 수준이 물이 올랐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적극적으로 크로스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경기당 약 0.8회의 크로스를 제공하고 있다.
후안 마타의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수비 스탯 비교. ⓒ 데일리안 박철민/프리미어리그 공식 프로필
무리뉴가 첼시 시절 마타를 내쳤던 가장 큰 이유는 수비가담 부족이었다. 첼시에서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마타도 부지런히 노력한 모습이다. 이전 시즌에 비해 경기당 태클 성공 횟수가 약 0.4회 증가한 반면, 파울 수는 줄어들며 효율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마타는 지난 시즌까지 매 경기 자신의 마크맨에게 최소 1회 이상의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는, 소위 ‘뚫리는 수비수’였다. 2014-15시즌 스완지 시티와의 개막전에서 기성용의 드리블을 막지 못해 골을 허용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올 시즌 마타의 드리블 돌파는 경기당 0.8회로 확 줄어들었다.
이런 활약에 따라 ‘후스코어드닷컴’에서는 마타에게 평점 7.21을 부여하고 있다. 마타의 한 시즌 평점이 가장 높았던 시절은 6골-13도움을 올린 첼시에서의 2011-12시즌으로 평점 7.31이다. 이후 더 이상 치고 올라가지 못한 마타는 지난 2시즌 연속 6점대 평점으로 떨어졌지만, 무리뉴를 다시 만난 올 시즌 다시 물 오른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운오리 새끼에서 올드 트래포드의 살림꾼으로 반전을 일으킨 마타의 2017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