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돈vs명예vs고향 놓고 내적갈등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12.28 10:38  수정 2016.12.29 06:49

아직까지 2017시즌 행선지 못 정해

MLB-롯데행 가능성 있지만 일본행 유력

이대호 ⓒ 연합뉴스

‘빅보이’ 이대호는 어떤 선택을 할까.

아직까지 행선지를 정하지 못한 FA 이대호 거취에 한국·미국·일본 모두 주목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짧은 1년 인연이 끝난 이대호는 ‘친정’ 롯데 자이언츠는 물론 국내외 어느 팀들과도 계약이 가능하다.

이대호는 내년에도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우선순위로 여기고 있다. 시애틀에서 제한적인 환경에서도 나름 성공적인 1년을 보냈다고 평가받았지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2016시즌 성적은 104경기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

이대호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대호가 주전 보장을 계약 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협상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대호 포지션인 우타 거포 1루수는 FA 흉년이라는 올해 메이저리그 시장에서도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다. 몸값도 이대호가 원하는 수준의 대형 계약을 끌어내기는 어렵다.

현실적인 조건을 감안한다면 일본 프로야구(NPB) 복귀 가능성도 높다. 이대호는 2011시즌이 끝나고 일본으로 건너간 이후 4시즌 동안 화려한 성공 신화를 썼다.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타점왕'을 수상했고, 소프트뱅크에서는 일본시리즈 2년 연속 우승과 MVP까지 수상했다.

이대호는 일본야구 마지막 해였던 2015년 소프트뱅크에서 5억엔(51억원)을 받았다. 일본야구계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몸값이다.

여전히 일본야구계에서 이대호의 평가는 높은 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실력을 입증한 이대호가 일본 복귀를 선택할 경우 충분히 그 이상의 대우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일본 언론들은 이대호의 친정팀 소프트뱅크나 거포 보강을 노리는 지바 롯데 마린스가 이대호의 새로운 행선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확률은 적지만 국내 복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이대호가 KBO로 돌아온다면 프로 경력을 처음 시작한 고향팀 롯데 자이언츠로의 귀환이 유력하다. 이대호는 롯데에서 국내 최정상급 선수로 성장했고, 홈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오랜 해외생활에 지친 이대호에게 돈보다 더 귀중한 심리적 안정감과 열광적인 응원을 받을 수 있는 고향팀으로의 금의환향도 검토할 수 있다.

롯데는 최근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비시즌에도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고, 주포 황재균은 해외진출을 타진하며 팀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이대호가 돌아온다면 롯데로서는 중심타선 보강과 흥행 카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된다.

이대호의 높은 몸값은 부담스럽다. 국내 FA 시장도 최근 몸값이 폭등했다고는 하지만 이대호가 미국이나 일본에서 받았던 연봉을 맞춰주기는 무리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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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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