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현진이 tvN '또 오해영'과 SBS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안방극장 2연타를 날렸다.ⓒSBS
배우 서현진이 안방극장 흥행 2연타를 날렸다. 상반기 tvN '또 오해영'으로 로코퀸으로 우뚝 선 그는 하반기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의사 캐릭터를 똑 부러지게 해내며 연기력, 흥행력을 동시에 갖춘 배우가 됐다.
특히 이번 의사 캐릭터는 서현진이 하고 싶었던 역할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서현진은 '또 오해영' 종영 직후 인터뷰에서 전문직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간절한 소망은 현실이 됐고, 그 현실은 서현진의 탄탄한 연기력과 버무려져 공감을 자아낸다.
배우가 안방극장에서 연달아 성공을 거두기란 쉽지 않다.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는 요즘엔 더욱 그렇다. 이 어려운 일을 서현진은 똘똘하게 해냈다.
올 상반기 방영한 '또 오해영'은 그의 연기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매주 월 화요일은 '또요일' 열풍을 일으켰고 시청률은 갈수록 치솟았다. 최종화는 평균 시청률 10.6%(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를 찍으며 종영했다. 그냥 해영이로 분한 서현진은 로코의 부활을 알린 장본인이다.
사랑과 일에 치이는 평범한 30대 여성 오해영으로 분한 서현진은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서현진이 울면 시청자도 울었고, 그가 웃으면 시청자도 덩달아 웃었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캐릭터를, 서현진은 비범한 색깔로 표현했다. 판타지로 점철된 한국 로맨틱 코미디도 서현진이 하니깐 달랐다. '너의 얘기'가 아닌 '나의 얘기'였다. 이게 바로 서현진의 힘이다. 평범함도 속에 깃든 특별함.
배우 서현진이 tvN '또 오해영'과 SBS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안방극장 2연타를 날렸다.ⓒSBS
서현진은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서 "해영이의 당찬 모습을 닮고 싶은데 쉽지 않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서현진은 당차고, 자신감 있는 연기로 해영이를 끌어올렸다. 서현진의 장점은 기본기다. 연기의 기본인 발성, 발음 면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줘 대사 전달력이 높다. 그가 울면서 내뱉는 대사가 가슴을 찌르는 건 생생한 대사 전달력 덕이다.
'또 오해영'으로 서현진은 빛나기 시작했고,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를 택했다. 괴짜 의사 김사부를 중심으로 의사들의 성장기를 그린 휴먼 메디컬 드라마인 '낭만닥터 김사부'는 베테랑 배우 한석규가 2년 만에 안방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화제가 됐다. 서현진은 극 중 밝고 따뜻한 성품의 열혈 외과의사 윤서정으로 분했다.
전문직 캐릭터를 맡고 싶어 드라마를 택한 서현진은 "대사가 어려워 반복 학습을 했다"며 "수술 장면에서 선보일 수 있는 손기술도 연습하며 준비했다"고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진경이 "현장에서 서현진이 NG를 가장 적게 낸다"고 밝히기도 했을 만큼 서현진은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유인식 감독이 서현진에 대해 '기술이나 버릇이 없는 깨끗한 연기를 하는 훌륭한 배우, '오글거릴 수도 있는 부분도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 배우'라고 평가한 부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현진이 맡은 윤서정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나 가슴 속 상처가 큰 인물이다. 서현진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았던 서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극 초반 보여준 발작 연기는 시청자들로부터 '소름끼치는 연기'라는 극찬을 받았다.
배우 서현진이 tvN '또 오해영'과 SBS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안방극장 2연타를 날렸다.ⓒSBS
상처를 지니고 있는 윤서정은 섬세한 감정 연기가 필수다. 최근 방송에서 서현진의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단 한 번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요.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 문 선생님이랑 사고가 나던 순간에도 나는 살고 싶었어요. 그래서 괴로웠습니다"라고 털어놓은 진심은 시청자의 가슴을 건드리는 묘한 힘이 담겼다.
의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에 대해 "매 순간이요. 환자를위해 결정 내리는 매 순간"이라고 얘기하는 장면에서도 빛났다. 대사 하나하나, 떨리는 목소리에도 진심이 담긴 연기라는 평이 잇따랐다.
서현진은 데뷔 10년을 훌쩍 넘긴 배우다. 2001년 걸그룹 밀크로 연예계에 입문했다가 1집 앨범 '위드 프레시니스(With Freshness)'만 남기고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황진이'(2006), '짝패'(2011)', '신들의 만찬'(2012), '제왕의 딸, 수백향'(2013), '삼총사'(2104) 등에 출연했으나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그러다 '식샤를 합시다2'(2015)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에서 장점을 발휘했고, 비로소 '또 오해영'에서 '포텐'(가능성을 의미하는 포텐셜을 줄인말)을 터뜨렸다.
그의 '포텐'은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누가 보면 평범하고, 밋밋한 캐릭터도 서현진만 만나면 소금처럼 빛난다. 평범한 속에 비범함이 깃든 배우 서현진의 무궁무진한 연기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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