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 "본의 아니게 2년 자숙…성숙해졌다"

김명신 기자

입력 2016.11.04 09:42  수정 2016.11.04 09:43

데뷔 11년차…'혼술남녀' 열연 호평

"원치 않던 긴 공백기…연기로 극복"

데뷔 11년차…'혼술남녀' 열연 호평
"원치 않던 긴 공백기…연기로 극복"


박하선은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다른 강사들에 비해 스펙이 부족한 국어강사 박하나 역을 맡아 연기했다.ⓒ에스엘이엔티

“본의 아니게 보낸 긴 공백, 이젠 소처럼 일해야죠.”

2005년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데뷔한 이래 박하선은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을 했고, 그렇게 그의 필모그래피는 완벽에 가까운 완성을 그려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그의 활동을 좀처럼 볼 수 없었고, 일각에서는 돌연 사라진 그의 모습과 관련해 추측성 소문과 루머까지 양산됐다. 그도 그럴 것이 박하선은 드라마면 드라마, 시트콤이면 시트콤, 하는 작품 마다 큰 관심을 모았고 그의 청순한 외모에 내제된 변신의 귀재다운 연기에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2014년 준비 중이던 영화가 진행되지 못했고, 드라마 역시 출연이 불발되면서 본의 아니게 긴 공백을 가지게 됐다. 특히 중간에 찍었던 광고의 광고료의 받지 못해 힘든 시간도 보냈고, 매니저를 사칭한 이들로 인해 두 편의 드라마 출연 역시 무산되는 황당한 사건도 겪에 됐다. 그러면서 이를 둘러싼 추측과 소문이 무성했던 것이다.

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하선은 “이런(인터뷰를 다시 할 수 있는) 날이 다시 올 줄 몰랐다. 사실은 다신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남다른 심경을 털어놨다.

박하선은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다른 강사들에 비해 스펙이 부족한 국어강사 박하나 역을 맡아 연기했다.ⓒ 데일리안DB

박하선은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다른 강사들에 비해 스펙이 부족한 국어강사 박하나 역을 맡아 연기했다. 노량진에 갓 입성한 강사로 잘 나가는 강사도 아닌, 그저 평범한 인물로 그려졌다.

그런 박하나를 누군가에게는 공감을, 누군가에게는 힐링을 안겨주며 호평을 얻었고, 그렇게 박하선의 재기를 반기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그 저반에는 박하선의 남모를 힘든 시간이 있었고, 그 고충을 겪으며 성장한 연기력이 빛을 발한 것이었다.

“사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이미지가 강해 안하느니만 못한 게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오랜만에 컴백이라 무섭고 걱정도 됐고, 설레면서도 부담도 됐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기대 안하고 오버한다는 욕만 먹지 말자 했는데 첫 방 이후 반응이 너무 좋아서 감사하고 기뻤죠.”

많은 작품들 속에서도 여전히 그의 ‘하이킥’ 속 캐릭터를 기억하는 대중이 많다. 때문에 비슷한 장르나 캐릭터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했고, 그에 따른 ‘욕만 먹지 말자’는 마음이 컸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연기에 몰입하고자 했고, 그의 노력은 오롯이 ‘욕’이 아닌 ‘호평’을 이끌어 냈다.

박하선은 “드라마에 대한 평가를 들으면서 ‘다들 외롭고, 어렵고, 을이구나’ 하는 공감도 생겼다”면서 “대본도, 촬영 현장도 재미있었는데 잘 표현되고 공감을 이끈 것 같아 다행이다. 출연진들이 모두 연기를 잘해서 ‘나만 잘하자’ ‘발연기 소리만 듣지 말자’는 마음으로 내려 놨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정말 좋다”고 연신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박하선은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다른 강사들에 비해 스펙이 부족한 국어강사 박하나 역을 맡아 연기했다.ⓒ에스엘이엔티

그렇게 오랜만에 복귀한 작품인데다 시청자들의 평가 역시 좋은 반응이 이어져 더 없이 행복했다는 박하선. 때문에 그는 촬영 쉬는 날이나 촬영 중간중간에도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했다. 그는 “드라마 하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싶었던 적은 처음”이라면서 “공감하고 싶었다. 때문에 더 아쉽고, 시즌 2 욕심이 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말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사실 데뷔 이후 앞만 보고 달려왔거든요. 그래서 힘들다고 투정도 부리고 배부른 짓을 많이 했죠. 그러다 본의 아니게 2년의 공백을 보내면서 왜 그랬나 후회도 되고, 부족한 연기도 보는 눈이 생겼죠. 영화도 안되고 드라마도 안되면서 왜 이렇게 안좋은 일만 생기나 했는데 결국에는 저 자신을 성숙하게 만드는 시간이 됐고, 감사한 시간이 된 셈이에요.”

박하선은 영화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랬기에 2014년 당시 영화 준비로 인한 타 작품은 엄두도 내지 않았고, 그렇게 무산되면서 또 한 번 아쉬움을 달랬다. 드라마 출연 불발과 그에 따른 소문, 악플 등 적지 않은 마음 고생을 했고, 2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보내는 동안 20대 박하선은 30대 박하선으로 변해있었다.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갈증과 갈망은 더욱 커졌다.

박하선은 “그렇게 쉬고 싶어 했는데 막상 쉬다보니 일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그러나 정작 일을 하고 싶을 때가 됐더니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됐다”면서 “하지만 그 시간을 보내는 과정에서 주변의 지적과 댓글 속 나의 부족한 면들, 단점들을 보완하고 고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더없이 감사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연거푸 의미를 상기했다.

박하선은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다른 강사들에 비해 스펙이 부족한 국어강사 박하나 역을 맡아 연기했다.ⓒ에스엘이엔티

“이런 인터뷰도 못할 줄 알았어요. 혼자 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별의 별 생각이 다 들고. 그러다 오랜만에 복귀했더니 카메라도 어색하고 제 코가 석자였죠. 하지만 드라마를 하면서 따뜻한 현장과 함께 호흡한 배우들과 공감도 하고 그렇게 저 역시 서서히 주변에 대하는 것도 많이 달라지고 그러더라고요. 철이 좀 든 거 같아요.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까 시즌 2는 더 잘할 수 있겠다 싶은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죠.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일이 더 재미있어질 수 있는 시간을 보낸 거 같아요. 안 쉬었다면 도망갔을 수도 있었을 지도 몰라요.”

박하선은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의 작품들을 통해 호평과 혹평을 얻었던 일례를 언급하면서 “이렇게 욕 안 먹은 작품은 처음”이라는 너스레까지 떨었다. 그러면서 “연기 잘해서 예뻐 보인다”는 말이 최고의 찬사라고 기뻐했다.

‘노량진 장그레’라는 수식어를 첨가한 박하선은 “나의 굴곡진 삶을 보면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연기로 표현하면서 카타르시스라고 해야 할까. 힘들고 슬픈 박하나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연기를 했고 그러면서 나 역시 힐링을 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다렸던 서른 살을 잘 시작한 거 같아 기뻐요. 여자로서의 자신감은 떨어졌지만 배우로서는 분명 더 성숙하고 멋진 연기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거든요. 죄 지은 것도 없는데 본의 아니게 오랜 시간 자숙했는데요(웃음).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도 편해졌고, 현장에서의 여유로움도 되찾았어요. 영화도 많이 하고 싶고, 드라마도 많이 하고 싶어요. 이젠 소처럼 일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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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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