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회초 오지환의 결정적 실책으로 2-4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LG는 1차전을 내주며 먼저 1승을 얻고 시작한 유리함을 살리지 못하며 시리즈 동률인 상태에서 2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LG는 2차전 선발로 주장인 류제국을, KIA는 올 시즌 토종 투수 중 가장 돋보인 활약을 펼친 양현종을 내세운다.
실책이 승부를 갈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양 팀 선발 투수인 헥터와 허프는 그야말로 명투수전을 펼쳤다. 헥터는 7이닝동안 LG 타선을 5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틀어막으며 1차전 MVP로 선정됐고, 허프 역시 7이닝을 4피안타 4실점(2자책)으로 헥터보다 잘 던지고도 동료들의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승부는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4회에 갈렸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4회초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고, 이로 인해 2,3루에 있던 필과 나지완이 한꺼번에 홈을 밟으며 2실점의 원흉이 됐다. 그리고 이 점수는 1차전의 승부를 가른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실책 후 오지환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렇다고 낙담할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그는 8회 선두 타자로 나와 추격의 물꼬를 트는 2루타로 팀의 2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올 시즌 오지환은 유격수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타율 0.280 20홈런 78타점 17도루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완전체에 거듭나고 있다.
1차전 실책이 너무도 뼈아프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잊고 2차전에 임해야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1994년 팀의 두 번째 우승에 크게 기여한 김선진(현 KIA 2군 타격코치)이다.
1990년 LG에 입단한 김선진은 백업에 머물다 방출 위기에 몰렸지만, 1994년 한국시리즈 1차전서 11회말 태평양 김홍집을 상대로 한 끝내기 솔로 홈런으로 영웅이 된 선수다. 당시 홈런은 KBO리그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
사실 김선진은 현역 생활 내내 돋보이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이때의 홈런 한 방은 아직까지 LG 팬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지환이라고 못할 법 없다. 특히 1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장타를 뽑아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상태다. 수비에서도 보다 빨리 안정감을 찾고 타석에 임한다면 1994년 김선진의 기운이 응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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