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하루였다. 롯데가 NC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안방에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는 굴욕을 당했다.
롯데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6-11 패했다. 이미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 NC는 롯데전 14연승을 질주했으며 부산 원정에서만 11연승을 내달렸다.
반면 롯데는 올해 NC전을 1승 15패로 마무리 했다. 특정팀을 상대로 한 시즌 승률 1할을 넘지 못한 역대 6번째 팀이라는 불명예도 함께 했다. 특히 롯데는 2003년 KIA에 1승1무17패를 기록한데 이어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특정팀 승률이 두 번째로 저조한 기록을 세웠다. 단일시즌 특정팀 상대 승률 1할 이하를 유일하게 두 번이나 달성한 구단도 KBO 역사상 오직 롯데뿐이다.
특히 경남의 지역 라이벌이자 동생 구단이라고 할 수 있는 NC에 당한 일방적 열세는 더 큰 굴욕일 수밖에 없다. 2013년 신생 구단 NC의 창단에서부터 1군 진입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한 구단이 바로 롯데였다. 당시 롯데는 “한국야구 시장에서 대기업이 아니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부터 "준비 안 된 신생구단의 성급한 1군 진입은 프로야구 수준까지 하락시킬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NC가 1군에 합류한지 불과 4년 만에 두 팀의 위상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롯데는 2013년 NC 1군 진입 첫해를 제외하고 최근 3년간은 한 번도 NC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NC는 2014시즌부터 착실하게 가을야구 무대에 개근하며 신흥강호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반면 롯데는 성적 부진도 모자라 CCTV 사찰, 잦은 감독교체 등 각종 해프닝과 사건사고로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는 4경기를 남겨둔 현재 64승 76패로 7위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NC전만 빼놓고 계산하면 63승 61패로 5할 승률이 넘는다. 롯데는 올시즌 NC를 제외하면 상대 전적에서 일방적으로 밀린 팀이 거의 없었다. NC와의 천적관계가 올 시즌 롯데의 운명을 사실상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대로 NC 입장에서는 창단 당시 롯데의 텃세에 실력으로 복수한 셈이 됐다.
또한 롯데가 올 시즌 수립한 불명예 역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롯데는 지난 2013년부터 무려 4년 연속 포스트시즌이 좌절됐다. 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전통을 이어온 롯데는 올해도 35년째 창단 이후 단 한 차례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는 기록을 세웠다. 롯데와 원년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함께해온 두산(전 OB), 삼성, KIA(전 해태), LG(전 MBC 청룡) 등은 모두 정규시즌을 비롯하여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기록이 있다.
또한 롯데는 1992년 역대 두 번째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역대 KBO 특정 구단 최장기간 ‘무관’ 기록을 24년 연속으로 늘리게 됐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 역시 1999년으로 무려 17년 전이다. 롯데 팬들로서는 이날이 구단 역사상 가장 치욕적 하루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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