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손흥민, 원톱 자질만큼 돋보였던 최전방 압박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6.10.03 14:50  수정 2016.10.03 12:50

부상 중인 해리 케인 대신해 최전방 원톱 출격

공격 작업만큼 두드러진 최전방에서의 압박 수비

충분한 원톱 자질 능력을 선보인 손흥민. ⓒ 게티이미지

최전방에서도 합격점이었다. 손흥민이 올 시즌 첫 번째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강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상대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서 열리는 맨시티와의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홈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5승 2무(승점 17)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유일한 무패팀이 되었고, 선두 맨시티(승점 18)을 바짝 추격했다.

이날 손흥민은 2선의 측면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을 최대한 골문 근처로 접근시키고, 수비 라인을 위로 끌어올리는 맨시티의 배후 공간을 공략하겠다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판단이었다. ​

관건은 본 포지션이 아닌 전방에서 얼마나 활약해줄지 여부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최전방에서 몇 차례 경기를 소화했지만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맨시티전에서는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여실히 증명해보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하이 프레싱, 이른 바 전방 압박을 주문했다. 압박의 시작은 손흥민이었다. 전방 공격수로서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를 강하게 압박하며 1차적인 빌드업을 제어했다.

그리고 토트넘이 압박으로 공을 탈취하면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고, 손흥민이 역습의 중심이 섰다. 손흥민은 동료들의 빠른 패스에도 불구하고 정밀한 볼터치로 돌아선 뒤 특유의 스피드가 동반된 돌파를 시도하는 등 맨시티 수비를 위협했다.

​동료들을 이용하거나 빈 공간으로 찔러주는 패스도 돋보였으며, 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좌우로 폭넓게 벌려주며 공을 받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상대 수비수를 교묘하게 끌어내 에릭 라멜라, 델리 알리의 침투를 돕는 역할까지 도맡았다.

​토트넘은 이러한 기동성과 압박을 잘 유지했다. 맨시티는 완전히 주도권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선제골이 비교적 빠른 시간대에 터진 것도 토트넘이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던 원인이었다.

선제골에 직접적인 관여는 없었지만 손흥민의 적극성을 간과할 수 없었다. 왼쪽 측면에서 대니 로즈의 크로스가 올라올 때 손흥민은 기민한 침투로 존 스톤스와 몸싸움을 벌였고, 시야 방해를 받은 알렉산다르 콜라로프가 자책골을 넣고 말았다.

이후에도 손흥민의 활약은 단연 두드러졌다. 전반 10분 손흥민이 헛다리 개인기로 존 스톤스 무너뜨리고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브라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7분에는 손흥민의 발에서 멋진 골이 나왔다. 파블로 사발레타의 발에 맞고 흘러 나온 공을 잡은 손흥민이 알리가 침투하는 타이밍에 맞춰 침착하게 빈 공간으로 패스를 넣어줬다. 손흥민의 패스를 알리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올 시즌 2호 도움을 기록했고, 패스의 강약 조절, 타이밍, 공간 이해가 모두 어우러진 완벽한 어시스트였다.

토트넘은 엄청난 기동성과 압박을 후반 중반까지 지속해냈다. 손흥민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후반 1분에는 자신감있게 반대편 골망을 조준해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토트넘은 후반 중반으로 넘어서면서 템포를 다소 늦추며 허리를 보강했고, 손흥민도 압박보단 공격에만 주력했다. 스톤스를 상대로 등지면서 볼 소유권을 지켜냈으며, 헤딩 경합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45분 빈센트 얀센과 교체될 때 홈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화려하게 퇴장했고, 토트넘은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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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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