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사수’ 4만 붉은악마, 1만 치우미에 압승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09.02 09:28  수정 2016.09.02 09:30
붉은악마들이 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붉은 물결로 경기장 가득 채우며 안방 사수 성공
상암벌 수놓은 양 팀 응원단의 뜨거운 대결 관심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은 5골을 주고받는 치열한 승부 못지않게 양 팀 응원단의 장외 응원전도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특히 경기 전부터 중국 치우미들의 서울월드컵경기장 대공습이 예고되며 붉은 악마와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중국축구협회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원정석 1,2층 1만5000석을 모두 구매했고,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까지 물려들면 최대 3만 명의 치우미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점령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록 당초 예상보다 적은 약 1만 여명의 중국 관중이 들어찼지만 그들이 보여준 조직적인 응원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골대 뒤쪽 1층 원정석을 가득 메운 치우미들은 오성홍기를 흔들고, ‘찌아요’를 외치며 자국 대표팀 응원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홈을 사수하기 위해 모인 4만의 붉은 악마는 상암벌이 중국 관중의 함성으로 뒤덮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중국 치우미들이 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붉은 악마는 경기 시작부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치우미의 응원 목소리를 야유로 덮더니 곧바로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수했다.

전반 3분 구자철이 하프라인 부근서 중국 수비에 거친 파울을 당하자 곧바로 야유를 보냈고, 한국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에는 환호로 힘을 실었다.

전반 20분 정쯔의 자책골이 나온 뒤 홈팀 한국이 계속 공세를 펼치자 신이 난 붉은 악마의 함성이 커진 반면 치우미는 조용하게 경기를 관전했다. 힘을 낸 치우미들이 ‘찌아요’를 외쳤지만 곧바로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으로 응수하며 응원 소리를 덮었다.

후반 20분 구자철 세 번째 골이 터지며 3-0으로 앞서 나가자 양팀 응원단의 분위기는 더욱 극명하게 엇갈렸다. 흥이 오른 붉은악마가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며 상암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지만 맞은편 치우미는 풀이 죽은 듯 조용했다.

하지만 중국이 2골을 만회하며 한 골 차로 따라 붙자 기가 죽었던 치우미들이 다시 ‘찌아요’를 외치며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에도 붉은 악마가 또 한 번 큰 목소리로 대표팀에 힘을 실었다.

중국의 대규모 관중들의 응원은 위협적이었지만 규모에서 붉은 악마를 압도하지 못했다. 붉은 악마의 함성에 묻힌 치우미들의 응원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다. 무엇보다 중국 관중에 안방이 점령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붉은 악마의 응집력은 엄지를 치켜 올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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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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