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업만으로도 축구팬들의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맨체스터 더비에 ‘감독 라이벌전’까지 가미된다.
애증의 관계 조제 무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재회한다. 올 시즌 나란히 맨체스터 입성한 두 명장은 팀의 우승이라는 뚜렷한 숙제를 부여 받은 상태다.
두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이적시장에서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고, 비교적 이른 시기인 리그 4라운드에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맨체스터 더비는 10일 오후 8시 30분 (한국시각), 맨유의 홈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다.
사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각별한 우정과 신뢰를 쌓은 사이다. 바르셀로나에서 통역관을 맡았던 무리뉴는 당시 선수였던 과르디올라와 남다른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무리뉴가 바르셀로나 감독직에 지원했을 당시 과르디올라를 수석코치로 임명하고 싶었던 일화가 유명하다.
하지만 나란히 감독이 된 뒤에는 본격적인 악연이 시작된다. 두 사령탑은 맞대결을 펼칠 때마다 독설을 주고받았는데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의 설전이 인상적이다. 당시 과르디올라는 무리뉴가 이끌던 인터밀란에 패해 탈락했는데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올라 기자회견서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계속 이어진 앙숙 관계는 지난 2014년 유럽 빅클럽 감독 모임서 “펩이 대머리가 된 것은 축구를 즐기지 않아 그렇다”라는 무리뉴의 말로 절정을 치달았다.
독설가인 무리뉴는 경기 전, 후 상대 감독들을 향해 심리전을 서슴지 않았는데 과르디올라 역시 이에 말려든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정적 축구장 내에서의 상대 전적은 과르디올라의 압승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 시절이던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서 인터밀란과 4번 만났는데 1승 2무 1패의 동률을 기록했지만, 하필 4강전서 열세를 보이는 바람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하면서 양 감독은 엘 클라시코라는 외나무다리서 만나게 된다. 무리뉴는 첫 엘클라시코서 0-5 참패를 당했고, 고작 2승 4무 5패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게 된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2010-11시즌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무리뉴vs과르디올라 역대 상대 전적. ⓒ 데일리안 스포츠
특이할만한 점은 양 감독의 전술적인 상성이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후방에서의 빌드업을 바탕으로 한 점유율 중심의 축구를 펼쳤다. 이로 인해 티키타카라는 절대무적으로 보였던 전술이 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과르디올라식 점유율 축구를 깬 전술은 다름 아닌 수비 위주의 압박 축구였다. 그리고 이 전술의 대가로는 무리뉴가 꼽힌다. 무리뉴는 타겟형 스트라이커를 최전방에 배치한 뒤 수비 라인을 깊숙이 내리고,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빠른 전환을 무기로 철저한 실리 축구를 구사했다. 무리뉴식 4-3-3 포메이션은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성공을 안겨줬다.
이론상으로는 무리뉴가 과르디올라에 앞서야 하지만 정작 역대 상대 전적은 7승 6무 3패(28골-18실)로 과르디올라의 승리다. 그래서 축구공은 둥글고 결과는 붙어봐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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