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의 탄탄한 수비 속에 포르투갈이 프랑스를 꺾고 유로2016 우승을 차지했다. ⓒ 게티이미지
특급 수비수 페페(33)가 눈부신 활약으로 프르투갈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뒷받침했다.
포르투갈은 11일 오전 4시(한국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유로2016’ 결승에서 연장 후반 4분 터진 에데르의 결승골로 프랑스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교체로 들어와 결승골을 작렬한 에데르. 하지만 승리의 밑거름을 마련한 핵심은 최종 방어선을 구축하며 포르투갈의 질식수비를 견인한 페페였다.
이날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경기 중 왼쪽 무릎 부상으로 조기에 교체되며 먹구름을 드리웠다.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가 유난히 높았던 포르투갈이기에 정신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비가 끝내 무너지지 않고 무실점으로 버틴 덕에 체력이 떨어진 연장전에서 승부를 걸 수 있었다.
그 중심에 바로 페페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 페페는 헌신적인 움직임과 기민한 위치선정, 몸싸움은 물론이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는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까지 하며 호날두가 빠진 포르투갈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해냈다. 이날 결승전 최우수선수도 페페의 몫이었다.
페페는 불과 2년 전 브라질월드컵만 하더라도 팀의 ‘엑스맨’이었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독일전에서 연이은 수비실수에 이어 다혈질적 성향을 주체하지 못하고 뮬러에게 박치기를 ‘시전’했다가 퇴장당하며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축구계 원조 돌+아이'로 꼽히는 조이 바튼(레인저스)조차 이 장면을 두고 “월드클래스 수준의 미친 짓”이라고 조롱할 정도로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포르투갈은 결국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피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유로컵에서는 달랐다.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3경기 4실점으로 불안했지만, 토너먼트에서는 4경기에서 단 1골만 내주는 탄탄한 수비를 과시했다. 페페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웨일스와의 준결승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안정감 있는 수비를 선보이며 공격의 호날두-나니와 함께 포르투갈을 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이 됐다.
페페는 호날두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에서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지 40여일 만에 다시 대표팀에서 ‘앙리 들로네’를 들어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장식했다. 특히, 이번 우승은 조국 포르투갈에 역사상 처음으로 안긴 메이저대회 우승이었기에 더 뜻 깊다. 최악의 악동에서 우승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페페의 반전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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