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조사불응 사태...방통위원들 '감정싸움' 왜?

김유연 기자

입력 2016.06.10 17:19  수정 2016.06.10 17:23

'월권행위' 발언·직원 대기발령 등 '서로 넷탓만'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32차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LG유플러스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사실조사 거부 사태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상임위원들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감정이 격해진 위원들은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고성과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서슴지 않는 추태를 보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제32차 전체회의에서 정식 의결안건이었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에 관한 사항'을 논의한 이후 최근 발생했던 LG유플러스의 사실조사 거부 등에 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LG유플러스는 6월 1~2일 단말기유통법 위반과 관련된 방통위의 사실 조사를 거부해 논란을 일으켰다. 방통위 조사관은 LG유플러스의 서울 용산 사옥을 방문해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LG유플러스로부터 거부당했다.

당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프랑스 출장 중이었고, 사상 초유의 정부기관 조사 거부 사태가 벌어지자 지난 3일 김재홍 부위원장이 긴급 기자브리핑을 열었다. LG유플러스는 자사만 단독으로 조사를 받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며 단독조사에 응하지 않았는데, 언론의 집중 질타를 받자 방통위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 단독 조사를 담당했던 단말기유통조사 과장은 조사 하루 전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대기발령' 인사 조치를 받았다.

◇이기주 상임위원, 김재홍 부위원장과 격돌=이날 회의에서 김재홍 부위원장과 이기주 상임위원은 LG유플러스 사실조사를 두고 진실 공방을 펼쳤다.

김 부위원장은 "6월 3일 긴급 기자브리핑을 열기 전 국내에 있는 이기주 위원에게 티타임 참석을 요청했지만 오전 10시 30분도, 오후 3시에도 시간이 안된다며 이를 거절했다"며 "이기주 위원이 LG유플러스 사실조사를 반대했다고 들었는데, 거기에 대한 근거를 설명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은 “"제가 사실조사를 반대했다고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합니까. 사무처로부터 어떤 보고도 받은 적이 없고, 의견을 얘기한 적도 없는데 아무 얘기나 막해도 되는 겁니까"라며 "부위원장이 한 말은 끝까지 책임을 져야한다. 어디서 누구한테 나온 말인지도 밝혀라. 안그러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최성준 위원장, 김재홍 부위원장에게 ‘월권행위’지적=김재홍 부위원장은 최성준 위원장이 6월 3일 열린 긴급 기자브리핑을 두고 자신을 '월권 행위 당사자'로 몰아갔다고 주장한 반면. 최 위원장은 ‘월권’이라고 발언한 적도 없다고 맞섰다.

김 부위원장은 "6월 1~2일 LG유플러스가 방통위의 사실조사를 거부하자 해외 출장 중인 위원장을 대신해 상임위원들의 의견을 취합, 언론에 입장을 밝히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이기주 상임위원이 티타임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다른 의원들과 공유한 입장을 내놨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위원장이 출장에서 돌아온 후 (기자브리핑에 대해)월권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냥 무책임하게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부위원장이 불을 끈 것을 두고 '월권했다'라고 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단 한 번도 월권이라고 말한 적 없다. 위원장도 상임위원인데 긴급 기자브리핑을 하면서 연락을 안 해준 것에 대해 말한 것 뿐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기발령 과장만 조사 중"=고삼석 상임위원은 "권영수 부회장과 오찬과 관련해 식사 자리가 부적절했는지 여부, 언행이 부적절했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이 됐는지에 대해 (상임위원들은) 전혀 모른다"며 "우리 직원에 대해서만 선조치가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최 위원장은 담당 과장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한 것에 대해서는 "본인의 이야기가 언론 보도와는 다르다"며 "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그 자리에서 조사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조치를 한 것으로 팀의 조사는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