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월드컵 우승국’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루니 없이도 승리를 따냈다. 잉글랜드는 27일(한국시각)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독일에 2골을 먼저 내주고도 3-2로 뒤집으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1,2위에 빛나는 해리 케인과 제이미 바디가 각각 만회골과 동점골을 뽑아내는 맹활약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둘은 올 시즌 EPL 무대에서 40골을 합작하고 있다.
유로 2016 본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승리가 잉글랜드에 시사하는 바는 컸다.
잉글랜드는 이날 평가전에서 골을 기록한 케인과 바디, 결승골의 주인공 에릭 다이어를 비롯해 델레 알리, 대니 웰벡 등 20대 위주의 젊은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리고도 최강팀 독일에 승리를 거뒀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잉글랜드의 전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잉글랜드 축구계는 독일전 역전승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또한 기존 에이스인 루니 없이도 유로 2016에서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일각에서는 굳이 루니가 대표팀에 더 이상 필요한가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루니는 2000년대 이후 자타공인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A매치 51골로 잉글랜드 대표팀 역대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하지만 루니의 전성시대에 정작 잉글랜드는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유로 2004와 2006 독일월드컵 8강이 최고성적이다.
루니는 올 시즌 크게 노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득점력이 모처럼 올라왔지만 부상으로 현재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루니가 잉글랜드의 주장임에도 유로 2016 본선에 발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아직 루니에 대한 신뢰가 굳건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잉글랜드는 이제 굳이 노쇠한 루니 없이도 풍족한 공격진을 꾸리게 됐다.
최전방에는 EPL에서 최고의 골 감각을 보이고 있는 케인과 바디라는 든든한 ‘쌍두마차’가 있다. 웰벡은 소속팀보다 오히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로 유명한 ‘애국자’다. 2선에서도 다니엘 스터리지, 델레 알리 등 재능있는 자원들이 차고 넘친다.
여전히 루니가 유로 2016 본선 명단에 오를 확률은 높지만, 어쩌면 본선에서 주장이 선발명단에서 제외되는 장면을 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루니가 발탁된다 해도 잉글랜드의 세대교체 시기가 더욱 빨라진다면 이번 유로 대회는 그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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