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호 닮은꼴' KCC 추승균, 새 복장 탄생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2.22 15:07  수정 2016.02.23 11:42

1라운드서 단신 최대어 에밋 뽑아..트레이드 통해 적재적소 보강

슬로우스타터도 허재호와 공통점..기본적으로 탄탄한 전력 물려받아

올 시즌 KCC의 우승이 더욱 뜻 깊은 것은 팀의 레전드 출신인 추승균 감독 때문이다. ⓒ 연합뉴스

전주 KCC 추승균 감독이 부임 첫해 팀을 정규리그 챔피언으로 이끌며 KBL 역사를 새롭게 썼다.

KCC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KGC 인삼공사전에서 완승하고 시즌 36승18패를 기록, 승률에서 동률이던 모비스에 상대전적에서 앞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추승균 감독은 지난 시즌 허재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사퇴하며 감독대행을 거쳐 올 시즌부터 정식으로 KCC 사령탑에 취임했다. 대행 시절이던 첫해 9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며 팀이 9위로 추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에 정식 감독 승격이 아직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보란 듯이 우승을 일궈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역사상 총 5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내며 모비스(6회)의 뒤를 잇는 프로농구 명가로 인정받았지만 최근 3년 동안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암흑기를 보냈다. KCC가 정규시즌 정상을 차지한 것은 추 감독 현역 시절이던 1999-2000시즌 이후 무려 16년만이다.

올 시즌 KCC의 우승이 더욱 뜻 깊은 것은 팀의 레전드 출신인 추승균 감독 때문이다. 현대 시절부터 오직 KCC 한 팀의 유니폼만 입었던 KBL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원클럽맨이다. 현역 시절 역대 최초의 챔프전 5회 우승, 정규시즌 1만 득점 2호 등 숱한 기록을 세우며 KCC를 넘어 KBL을 대표하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추 감독은 은퇴 후에도 KCC에서 코치를 거쳐 감독으로 인연을 이어갔다.

프로농구에서 선수와 감독 출신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한 것은 허재 전 KCC 감독이 최초다. 하지만 한 팀에서만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것은 추승균 감독이 처음이다. 또 KCC는 초대 신선우 감독을 시작으로 허재-추승균 감독에 이르기까지 역대 감독들의 우승 경험 확률 100%라는 전통을 이어갔다.

추 감독의 행보는 복장으로 유명했던 허재 감독과 닮은 부분이 많다. 비록 부임 직전 시즌 성적은 하위권이었지만 추 감독은 꽤 탄탄한 전력을 물려받았다. 최장신센터 하승진을 중심으로 김태술, 전태풍, 신명호, 김효범 등 검증된 선수들이 포진했다.

여기에 추 감독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단신 최대어로 꼽히는 득점기계 안드레 에밋을 영입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정통센터 허버트 힐까지 보강, 적재적소의 외부 영입으로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올린 것도 공통점이다.

슬로우 스타터 행보도 비슷하다. 허재 감독은 재임기간 중 두 번의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지만 정규시즌 우승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추승균 감독도 부임 초기는 중위권으로 출발했지만 힐 트레이드 이후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위력을 발하며 막판 12연승의 파죽지세로 허 감독도 이루지 못한 정규시즌 우승의 대업을 완성했다.

KCC는 우승 시즌에도 정규시즌보다는 플레이오프에서 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올해는 정규시즌 우승으로 4강 직행이라는 달콤한 보너스를 얻게 되면서 체력까지 비축할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추승균의 KCC가 내친김에 1998-99시즌 이후 17년 만의 프로농구 통합 우승이라는 위업을 이룰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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