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와 베일의 이적료는 25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 누적 지출액 10분의 1에 해당한다. ⓒ 게티이미지
축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다. 여기에 미디어의 발달과 글로벌화, 이에 맞춰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며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을 거듭해가고 있다.
클럽이 인기를 모으고 돈을 벌기 위해 선행되어야할 과제는 역시나 성적이다. 그리고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좋은 선수들을 모으는 것이 당연하다. 8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나 FC 바르셀로나의 ‘라 마시아’ 정책처럼 유소년 시스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단기간 내 성적을 내기 위한 팀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 이적시장이다. 돈이 많은 클럽은 뛰어난 선수를 사올 수 있으며, 재정이 열악한 구단은 선수를 팔아 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순기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축구의 산업화가 이뤄지자 각 클럽들 사이에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났고,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일명 부자 구단은 너무도 손쉽게 스타플레이어를 사들일 수 있으며, 경쟁이 붙을 경우 시장 평가액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일쑤다. 반면, 선수를 판매한 구단은 전력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성적도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서 빅클럽과 중소클럽 간의 성적 격차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를 막기 위해 FIFA나 UEFA는 유소년 시스템의 강화와 FFP(Financial Fair Play) 등 구속력이 강력한 룰을 도입하고 있지만, 클럽들 간의 빈부격차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빅클럽들이 웃돈을 주면서까지 스타 모시기에 혈안인 이유는 단순하다. 일단 확실한 전력 보강을 이룸으로써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름값 높은 선수를 영입할 경우 경기장 티켓이나 유니폼 판매 등 판촉 행사로 벌어들이는 수입도 어마어마하다. 레알 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퍼부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손실을 모두 메웠다는 예가 가장 적당하다.
그렇다면 축구 역사에서 가장 많은 돈을 이적시장에 퍼부은 클럽은 과연 어디일까. 역대 이적료 TOP10 중 무려 5명의 선수(가레스 베일, 호날두, 하메스 로드리게스, 지네딘 지단, 카카)를 보유한 레알 마드리드가 1위다.
레알 마드리드는 2000년대 초반과 후반, 두 차례 갈락티코 정책을 폈고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속속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입성했다. 지금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영입한 선수들의 숫자는 415명이며 여기에 들어간 액수는 무려 17억 6000만 유로(약 2조 3455억 원)에 달한다.
그렇다고 레알 마드리드가 이적시장에 마냥 돈을 퍼부은 것만은 아니었다. 레알은 선수를 되팔면서 7억 2738만 유로의 수익을 거둬들였고, 이로 인해 손익 규모를 -1조 3751억 원대로 낮출 수 있었다.
이적시장 역대 지출액 TOP 15. ⓒ 데일리안 스포츠
이적료 역대 지출액 2위 클럽은 2000년대 중반 강호로 급부상한 첼시다. 첼시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인수하기 전까지 꾸준히 중상위권 성적을 낸 클럽이었지만 월드클래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빅네임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웃돈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데 첼시의 등장은 이적시장 몸값 거품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첼시는 최근, 과거와 달리 무분별하게 돈을 쏟아 붓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15억 3000만 유로(2조 390억 원)나 투자했다.
첼시와 비슷하면서도 더 큰 씀씀이를 보인 클럽은 역대 지출액 5위에 올라있는 맨체스터 시티다. ‘진정한 부’를 실현시킨 맨시티는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13억 2000만 유로(약 1조 7591억 원)를 이적시장에서 퍼부었다. 이 액수 중 대부분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나간 것이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맨시티는 손익 규모에서도 -1조 2136억 원으로, 이대로 간다면 레알 마드리드를 앞지르게 된다.
전통을 자랑하는 빅클럽들도 성적과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스타 선수 모시기에 게으르지 않았다. 바르셀로나와 맨유는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몇 년에 한 번씩 깜짝 놀랄만한 이적을 성사시킨 클럽들이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 유럽 무대를 호령했던 세리에A 팀들도 눈에 띈다. 인터 밀란과 유벤투스, AC 밀란 등 이탈리아 전통의 강호들은 2000년대 초반 경쟁이라도 벌이 듯 선수 사고팔기에 적극적이었다. 이로 인해 영입된 선수들의 누적 숫자가 1000명에 가깝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