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전원 10승 가능’ LG, 정말 하위권일까?
우규민·소사, 지난해 이어 올 시즌도 두 자릿수 승수 도전
‘10승 경험’ 류제국과 봉중근도 명예회복에 나서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순간 터졌다가 다시 급격히 식어버리는 타선과는 달리 강한 투수력은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조건이기도 하다.
특히 마운드가 강한 팀은 계산이 서는 야구를 펼칠 수 있어 장기간 이어지는 페넌트레이스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이 가운데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맡아줘야 주면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릴 수 있는 든든한 선발 투수의 존재는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2011년부터 페넌트레이스에서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삼성만 봐도 매년 계속해서 3명 이상의 투수가 두 자릿수 이상의 승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5명의 선발 투수가 두 자릿수 승수 이상을 거두며 무려 64승을 합작했다.
지난해 창단 첫 9위에 머물며 올 시즌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LG는 올해 강력한 선발투수진을 앞세워 2년 만에 플레이오프 재진입에 도전한다. 실제 LG는 선발 마운드만 놓고 봤을 때 다른 9개 구단에 뒤지지 않는 전력이라는 평가다.
현재 LG의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와 토종 선발 우규민, 류제국 등 세 자리는 거의 확정적이다. 남은 두 자리는 아직 계약이 이뤄지지 못한 외국인 투수와, 올 시즌부터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하는 봉중근이 차지할 것이 유력시 된다.
지난 시즌 전체 방어율 4위에 오른 우규민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군림했다. 무엇보다 우규민의 장점은 뛰어난 제구력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규민이 152.2이닝을 투구하며 내준 볼넷은 17개에 불과하다. 또한 올 시즌을 마치고 FA자격을 얻는 만큼 동기 부여도 확실하기에 10승 이상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LG의 주장을 맡은 류제국은 올 시즌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에 재도전한다. 국내 무대 복귀 첫 시즌인 2013년 12승(2패)을 올리며 승리의 요정으로 거듭난 류제국은 이후 9승과 4승을 거두며 다소 주춤했다. 특히 지난 시즌의 경우 11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음에도 팀 타선의 빈약한 지원 등 다소 불운이 겹치며 4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전반적인 구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았던 만큼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면 류제국 역시 10승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2년 연속 10승을 올리고 있는 ‘파이어볼러’ 투수 소사도 지난 시즌 초반 보여준 강력한 위용을 올 시즌에도 보여줄 경우 두 자릿수 승수 이상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2008년부터 3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봉중근도 비록 구속이 떨어져 선발로 돌아왔지만, 특유의 완급조절 능력이 빛을 발한다면 충분히 마운드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여기에 LG가 10승 이상이 가능한 선발투수를 데려온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이 모든 전망은 그저 장밋빛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올해 LG의 야구가 생각처럼 되려면 이번 시즌 첫 마무리투수로 시험대에 오를 정찬헌과 임정우가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하고, 지난해 각각 9위와 10위에 그친 팀 타율(0.269)과 팀 홈런(114개) 역시 각성이 필요하다.
결국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음에도 올 시즌 LG가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에는 불확실한 마무리와 빈약한 팀 타선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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