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 친구의 SNS 글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kt 장성우가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수원지방법원은 25일 롯데 치어리더 박기량의 명예훼손 첫 공판에서 피고 장성우에게 징역 8월, 그리고 그의 전 여자 친구에게는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구형이란 검찰이 요구하는 형량이라 판사가 내리는 결심 공판에서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재판 결과를 떠나 장성우의 이번 SNS 사태는 야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야구계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당연하게도 냉소적이다. 그의 전 여자친구는 SNS를 통해 장성우가 사적으로 얘기 한 부분에 대해 너무도 자세하게 글을 올렸다.
특히 박기량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최악의 말실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장성우는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고, kt 구단도 2016시즌 50경기 출장정지 및 연봉 동결, 벌금 2000만원 부과의 중징계를 내렸다.
장성우는 지난해 롯데에서 kt로 이적, 111경기 타율 0.289 10홈런 65타점을 기록하며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롯데 시절 국내 최고 포수인 강민호 그늘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던 장성우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었다. 그러면서 향후 10년간 kt 주전이자 한국야구 포수계보를 이을 잠재력 지닌 안방마님이라는 호평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젊은 날의 치기와 부주의한 자기관리로 인해 장성우는 야구인생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임의로 폭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 여자친구가 1차적 책임이 있지만 처음부터 원인을 제공한 장성우도 잘못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었다.
SNS를 통한 말실수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SNS의 게시물에 대해서는 선수의 공적인 발언이라 보고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지 기옌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SNS에 글을 올렸다가 2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리오 퍼디난드는 QPR 이적 후인 지난해 10월, 축구팬과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너희 엄마 매춘부”라는 부적절한 글을 올려 FA(잉글랜드 축구협회)로부터 3경기 출전 정지 철퇴를 맞았다.
국내에서도 SNS를 통해 물의를 빚은 선수들이 다수 있다. 서울 연고 모 팀의 마무리 투수가 2군행을 통보 받자 그의 부인은 미니홈피를 통해 감독을 비판했고, 얼마 되지 않아 2군에 머물던 또 다른 투수도 팀에 불만을 나타내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이에 해당 구단 단장이 직접 사과문을 올려 사태를 봉합했지만 별다른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은 은퇴한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다. 차라리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라”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스포츠 스타는 물론 연예인, 공인들이 SNS로 물의를 빚을 때마다 항상 회자되고 있다.
사실 장성우 사건은 자신이 직접 글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야구팬들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잣대를 장성우에게도 적용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SNS를 통한 폭로 여부를 떠나 우선시 되어야 할 ‘인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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