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행 약물 파문, 어처구니 없는 날벼락…대안은?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6.26 10:35  수정 2015.06.26 10:57

KBO, 금지약물 적발로 30경기 출전정지 중징계

한화, 타선공백 불가피..순위싸움 최대 변수 등장

최진행 약물 파문, 어처구니 없는 날벼락…대안은?

금지 약물 양성반응으로 30경기 출정 정지 징계를 받은 최진행. ⓒ 연합뉴스

최진행(30·한화 이글스)이 금지약물 검사(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야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반도핑위원회를 열고 KBO 반도핑 규정을 위반한 최진행에게 30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달 초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최진행의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경기 기간 사용을 금지한 약물인 스타노졸롤(stanozolol) 성분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KBO는 지난달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 중 구단별로 5명씩, 총 50명의 선수를 표적검사 방식으로 도핑 테스트를 실시했다. 총 49명의 선수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양성판정을 받은 것은 최진행이 유일했다.

한화도 최진행에 대한 자체 징계 위원회를 열고 벌금 2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최진행에게 부과된 벌금을 유소년 야구 발전 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추가적으로 출장정지 등의 징계를 내리지 않은 것은 이미 KBO가 내린 30경기 출전정지도 역대 최고수준인 데다 최진행의 금지약물이 부주의와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의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사태는 한화로서나 최진행 본인으로서나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최진행은 올 시즌 69경기 출전해 타율 0.301(209타수 63안타)에 13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한화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한화가 올 시즌 5위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데 최진행의 공헌도가 결코 작지 않았다.

최진행은 지난 4월에 지인을 통해 전달받은 한 통의 근육 강화제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일반적으로 근육 강화제를 복용하지만 철저하게 국내 식약청의 검증을 거친 제품에 한정된다.

그러나 최진행이 복용한 것은 이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미국 제품이었고,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 최진행은 3~4차례 복용한 이후 뒤늦게 금지약물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더 이상 복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도핑 당시 체내엔 잔류 성분이 남아 있었다.

최진행은 2004년 프로 데뷔 이후 별다른 구설에 휘말리지 않고 묵묵하고 성실한 노력파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선수들에게 엄격한 김성근 감독 역시 최진행의 성실함에 대해서는 항상 높게 평가해왔다. 뜻하지 않은 이번 사태가 한화 선수단에도 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한편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수들도 금지약물 복용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의식을 가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타노조롤은 이미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성분이었다. 프로 선수라면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 복용은 사전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복용 전 트레이너에게 문의했어도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미화되기 어려운 이유다.

한화로서는 최진행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큰 숙제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경언이 유력한 1순위다. 수비 면에서는 오히려 최진행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선에서는 지명타자로서 김태완, 이성열 등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며 치열한 순위다툼을 펼치고 있는 한화가 최진행의 강제 공백이라는 악재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주목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