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 윤석영, 또다시 피하지 못한 ‘강등 악몽’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5.11 10:07  수정 2015.05.11 10:14

맨시티에 0-6 완패..챔피언십 강등 확정

EPL서 검증된 수비수..작별 고려해야

QPR의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됨에 따라 윤석영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석영(25)이 속한 퀸즈파크 레인저스(QPR)가 또다시 강등의 아픔을 피하지 못했다.

QPR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전에서 0-6 대패했다. 윤석영은 이날 선발로 나서 85분을 소화했지만 실점으로 연결된 결정적인 수비 실책을 저지르는 등 부진했다.

7승6무23패(승점27)로 최하위인 20위에 머문 QPR은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잔여 2경기에서 승점 6점을 더해도 현재 17위인 뉴캐슬 유나이티드(9승9무18패·승점 36)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영으로서는 벌써 두 번째 겪는 아픔이다. QPR 입단 첫 해였던 2012-13시즌 처음으로 2부 리그 강등을 겪었는데 당시 윤석영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경기도 뛰어보지 못하고 챔피언십으로 내려가야 했다.

팀 동료였던 선배 박지성은 이듬해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으로 임대 이적해 1년간 뛰고 선수생활을 은퇴했지만, 윤석영은 꼼짝없이 팀에 잔류할 수밖에 없었다.

QPR은 지난해 챔피언십 4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어렵게 1년 만에 EPL 무대로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챔피언십에서도 한동안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윤석영은 절치부심 끝에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조금씩 팀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높여가기 시작했다.

EPL 복귀는 윤석영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윤석영은 올 시즌 중반부터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을 틈타 기회를 얻었고 왼쪽 풀백의 주전 자리를 꿰차며 비상했다.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하며 팀 내 왼쪽 풀백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애스턴 빌라전에서는 팀의 2-0승리를 이끌면서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당시 2골을 넣은 찰리 오스틴의 활약에 가려졌지만, 측면 수비수 출신으로 맨유의 전설이기도 한 스카이스포츠 해설자 개리 네빌은 윤석영을 실질적인 MVP라고 거론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QPR의 허약한 전력은 윤석영의 분전만으로 메우기는 어려웠다. QPR은 2년 전과 비슷한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고질적인 약점인 모래알 조직력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고, 이름값에만 치우친 실속 없는 영입으로 전력 보강의 기회를 놓쳤다. 시즌 중반 감독 교체의 강수도 팀 분위기 전환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윤석영은 이번 강등으로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그나마 2년 전과 달라진 점은 철저한 무명에서 이제는 EPL에서도 검증된 수비수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윤석영이 굳이 QPR과 또다시 챔피언십으로 함께 내려갈 필요는 없다. 기회가 온다면 이제는 QPR과 결별을 생각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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