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에 쏠리고 있는 일부 미디어와 팬들의 지나친 관심은 우려를 자아낸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최근 막을 내린 수원 제이에스(JS)컵 국제청소년대회(18세 이하)에서 화제의 중심은 단연 이승우(17·FC바르셀로나 후베닐A)의 활약이었다.
유럽 최고명문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활약 중인 이승우는 '차세대 메시'로 꼽힐 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그가 한국이 배출한 국제적 스타들인 박지성(은퇴)이나 손흥민(레버쿠젠)을 넘어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JS컵에서 이승우의 활약은 아쉬움이 컸다. 대표팀이 치른 3경기 모두 선발출전했지만 단 1개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고 슈팅도 고작 2개에 불과했다. 소속팀에서 그동안 꾸준히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보니, 우려대로 체력과 감각이 정상이 아닐 수밖에 없었다. 이승우와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뛰고 있는 또 다른 유망주 백승호 역시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이승우-백승호의 부진과 함께 대표팀도 뜻하지 않는 논란에 휩싸였다. 안익수 감독이 이승우-백승호에게 충분한 출전시간을 주지 않은 것은 물론, 선수들의 재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승우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승우가 패스를 주지 않는 동료들에게 답답한 표정을 짓거나, 벤치의 교체지시에 불만을 드러내는 등 또래 청소년 선수들과 다른 솔직한 감정 표현을 두고 여러 가지 반응이 나왔다. 선수의 개성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이승우는 분명히 뛰어난 재능을 지닌 유망주다. 한때 이승우를 성인대표팀이나 올림픽팀에 합류시켜 선배들과 경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JS컵에서 드러났듯이 이승우에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빼어난 드리블 능력은 돋보였지만 그 외에는 아직 모든 것이 더 보완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급선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승우에 쏠리고 있는 일부 미디어와 팬들의 지나친 관심이다. 한국형 '판타지스타'에 굶주려온 한국축구의 현실에서 이승우의 재능은 팬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하지만, 어디까지나 유망주는 아직 유망주일 뿐이다. 이승우 이전에도 '천재' 소리를 들으며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은 하나둘이 아니지만 팬들의 기대만큼 성장한 경우는 드물다.
박주영과 이천수가 대표적이다. 물론 이들 모두 한국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임에는 틀림없지만, 10대 시절부터 받았던 기대와 스포트라이트에 비하면 부침이 많은 축구인생을 보냈다. 이들 모두 축구계와 미디어의 '과대평가'가 오히려 독이 된 경우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승우의 활약상에 지나치게 일비일희하기보다는 조금 거리를 두고 천천히 성장해갈 수 있도록 지켜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훌륭한 축구선수를 만드는 것은 재능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승우가 너무 일찍 아이돌이 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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