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추신수(33·텍사스)가 13년 만에 1할에도 못 미치는 타율을 기록할 위기에 처했다.
추신수는 28일(한국시각)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시애틀과의 홈경기서 7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이로써 지난 20일 시애틀전(4타수 1안타) 이후 6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친 추신수는 1할대 타율마저 붕괴되고 말았다. 특히나 0.096(52타수 5안타)에 불과한 추신수의 타율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규정타석을 소화한 전체 선수 중 최하위다.
야구계에서는 규정 타석을 소화하고도 2할 타율에 못 미치는 기록을 ‘멘도사 라인’으로 부른다. 이는 선수 생활 내내 1할대 또는 2할대 타율 초반에 그쳤던 마리오 멘도사에서 비롯된 용어로 80년대 메이저리그를 대표한 강타자 조지 브렛이 언급하며 유명해졌다.
하지만 추신수는 ‘멘도사 라인’에서도 1할이나 낮은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5월에 접어들기 전까지 무안타 행진이 이어진다면 13년 만에 3~4월 타율이 1할에 못 미친 선수라는 굴욕까지 떠안게 된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시달린 선수는 이름값에 상관없이 매 시즌 있는 일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규정 타석을 소화하고도 시즌 첫 한 달간 1할 미만의 타율을 기록한 마지막 선수는 2002년 탬파베이의 그렉 본이었다.
당시 본은 4월 한 달 동안 24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099(91타수 9안타)를 기록했고, 결국 그해 타율 0.163 8홈런 29타점에 그친 뒤 이듬해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이전해 24홈런을 기록하고 1998년 50홈런을 때렸던 점을 감안하면 믿기지 않는 추락이었다.
2002년 이후 4월 한 달간 최저 타율 타자들. ⓒ 데일리안 스포츠
이후에도 낯익은 스타들이 시즌 첫 한 달 타율 꼴찌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 로빈슨 카노, 2010년 마크 테세이라, 2011년 호르헤 포사다(이상 뉴욕 양키스), 지난해 커티스 그랜더슨(뉴욕 메츠)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시즌 최종 성적은 어땠을까. 카노의 경우 시즌 타율을 0.271까지 끌어올렸지만 이는 그가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뒤 3할 타율에 못 미친 유일한 시즌이 돼버렸다. 2010년의 테세이라 역시 타율 0.256으로 시즌을 마감, 급격한 기량 하락이 시작된 해로 기억된다. 공교롭게도 당시의 테세이라 역시 추신수와 마찬가지로 FA 계약 2년 차 시즌이었다.
또한 포사다의 2011년은 그의 은퇴 시즌이었고, 지난해 뉴욕 메츠와 4년간 6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그랜더슨은 4월 타율을 0.136으로 시작한 뒤 0.227로 마쳐 ‘먹튀’ 대열에 합류하는 굴욕을 맛봤다.
한편, 시애틀과의 홈 3연전을 벌이고 있는 텍사스는 남은 2경기를 치른 뒤 4월 일정을 마치게 된다. 52타수 5안타의 추신수가 무안타로 시리즈를 마감하게 된다면 1할 이하의 타율이 확정되며 1개를 치더라도 타석수에 따라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든 멀티 안타를 신고해야 조금이나마 굴욕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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