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부터 2015 호주 아시안컵까지 축구대표팀의 역사를 관통한 레전드 차두리(35·FC 서울)가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는 차두리의 대표팀 은퇴 경기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는 A매치 7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에 대해 국가대표 은퇴식을 열어주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하프타임 때 경기장에 내려와 관중들 환호에 답하는 말 그대로 은퇴식만이 거행됐을 뿐이었다. 은퇴식에서 직접 경기를 뛴 가장 최근의 선수는 2002년 11월 브라질과의 친선전에 이름을 올린 홍명보와 황선홍일 정도다.
A매치 75경기를 소화한 차두리 역시 은퇴식의 예우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슈틸리케 감독은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30일, 파주 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두리는 아직 현역 선수다. 따라서 관중석에 있다가 하프타임 때 내려오는 것보다는 경기를 뛰고 은퇴식을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번 대표팀에 발탁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관중들도 차두리와 같은 '레전드'를 보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면서 "그에게 레전드로서 합당한 응원과 박수를 보내기를 팬들에게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차두리는 이번 뉴질랜드전에서 전반전만 소화한다.
대표팀 역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뉴질랜드전에서 등번호 '22'와 영문명 'CHA Duri'가 금색으로 새겨진 유니폼을 차두리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게다가 차두리는 이 유니폼을 입고 뛰려했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뉴질랜드전은 A매치라 유니폼의 등번호와 이름 색깔은 같은 팀 선수 모두가 같아야 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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