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지만, 후반 32분 지몬 롤페스와 교체됐다. 로저 슈미트 감독(48)은 손흥민에게 ‘전술적 움직임’을 주문했다. 그 결과 슈팅을 아끼고 패스에 매진했다. 몇 차례 결정적 패스도 시도했지만, 동료가 살리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아틀레티코의 전력이 한 수 위였다. 아틀레티코는 기술적으로 레버쿠젠보다 앞섰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건 손흥민이 제 기량을 펼치지도 못한 채 무릎 꿇었다는 점이다.
직설적으로 슈미트 감독은 손흥민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허리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은 물론,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지시했다. 마치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웨인 루니(29)를 보는 듯하다. 루니 또한 루이스 판 할 감독(63) 밑에서 뒷수습만 하고 있다.
루니의 딱한 처지를 보다 못한 폴 스콜스(40)가 일갈했다. “천하의 루니가 페널티박스에도 접근하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판 할의 루니 활용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16골 4도움)임에도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레버쿠젠 에이스’는 손흥민인데도 슈미트 감독은 카림 벨라라비, 하칸 찰하노글루 중심으로 공격 전술을 짜고 있다. 손흥민은 이들의 양념이 돼버렸다.
손흥민은 다재다능한 공격수다. 전매특허 묵직한 슈팅력, 양발 잡이, 피지컬, 스피드 등을 두루 갖췄다. 특히 페널티박스 안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다. 그런데 지금 손흥민은 절구통 루니처럼 중앙선에서 뒷수습만 하고 있다.
슈미트 감독이 계속해서 손흥민의 공격력을 억제한다면(장점을 죽인다면) 레버쿠젠에 남아 있을 필요가 있을까. 팬들이 손흥민의 이적을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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