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렌워터와 라이온스 개인능력에 의존하는 득점이 대부분이었고 국내 선수들은 들러리로 전락했다. ⓒ 고양 오리온스
득점기계 2대의 조합은 실이 더 큰 것일까.
고양 오리온스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오리온스는 3일 울산 동천체육관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전에서 69-80 완패했다. 22승21패를 기록한 오리온스는 3연패에 빠져 5할 승률도 위태롭게 됐다. 6위권 부산 KT-인천 전자랜드와는 불과 1.5경기차다.
오리온스는 올 시즌 후반기 외국인선수 트레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에서 리오 라이온스를 영입하면서 기존 트로이 길렌워터와 함께 득점랭킹 1,2위(트레이드 당시 기준)를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막강한 외국인 조합을 보유한 오리온스가 후반기 돌풍의 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법. 오리온스는 트레이드 이후 치른 9경기에서 고작 4승(5패)에 그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만날 가능성이 높은 SK·LG·동부·모비스 등 주로 상위팀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패했다.
길렌워터와 라이온스는 모두 공격형 포워드들이다. 득점력은 빼어나지만 그 외 공헌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둘 다 코트에서 오랜 시간 뛰면서 자신이 팀의 중심으로 활약할 때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둘의 스타일이 겹치다보니 누가 나오더라도 오리온스의 경기운영은 비슷해진다. 외국인 선수에게 볼을 넘기고 다른 국내 선수들은 멍하게 지켜보는 경우도 흔하다. 시즌 초반 길렌워터 외에도 국내 선수들이 고른 팀플레이와 로테이션으로 짜임새 있는 농구를 펼쳐 보일 때보다 경기력이 떨어진다.
라이온스가 들어오면서 길렌워터의 출전시간과 비중은 커졌다. 이날 모비스전에서도 라이온스가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전반에만 무려 18점까지 벌어지며 승부가 갈렸다. 후반 들어 길렌워터가 투입돼 20분간 29점을 몰아넣었지만 이미 흐름이 어느 정도 기운 뒤라 영양가는 떨어졌다. 라이온스는 13점을 넣었다.
길렌워터와 라이온스 개인능력에 의존하는 득점이 대부분이었고 국내 선수들은 들러리로 전락했다. 선수들이 흥이 나지 않으니 집중력을 잃고 실책도 속출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능력을 팀플레이에 녹여내기 위한 추일승 감독의 전술적 대안은 보이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1라운드에서 개막 8연승까지 기록했다. 이름값으로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듀오까지 보유했다. 그런 팀이 이제는 5위까지 떨어져 슬슬 플레이오프 진출을 걱정해야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시즌 초반에 보여준 오리온스만의 팀플레이를 다시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오리온스는 올 시즌 최대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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