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침 카운터´ UFC 저격수 척 리델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6.11.10 04:00  수정

독침 같은 카운터로 무장한 UFC 간판스타

´철컥! 상대와 눈이 마주친 순간 길다란 롱 라이플은 재빠르게 장전을 시작한다. 표정은 무심한 듯하지만, 이미 그의 눈빛은 무섭게 거리를 재고 있다. 1,2,3… 그리고 상대가 들어오는 순간, 쾅! 라이플이 총알을 발사한다. 스나이퍼에게는 두발은 필요 없다. 단 한방에 상대를 죽이거나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명상을 입혀야 한다. 그렇게 그의 저격에 걸린 적수들은 하나하나 링 바닥을 굴러야 했다.‘

종합격투기가 국내에서도 대중화의 바람을 타기 시작하면서 일본의 프라이드 만큼은 아니지만, 미국의 UFC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 랜디 커투어-맷 휴즈-비제이 펜-조르쥬 생 피에르-알롭스키 등은 이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UFC를 말할 때는 무엇보다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척 리델(36, 미국)을 빼놓을 수 없다. 척 리델의 인기와 인지도는 미국 무대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수직상승하고 있다.

최근 UFC와 프라이드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잠정 보류되긴 했지만, 현 프라이드 미들급챔피언 반달레이 실바와 척 리델의 통합타이틀전 성사여부는 지금까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만약 성사된다면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을 사로잡을 빅매치가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다른 격투기 단체와 달리 비 헤비급 챔피언인 척 리델이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것에 의아함을 표하는 사람도 많다. 여기에는 헤비급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UFC의 팀 실비아-롭스키의 위력이 프라이드의 효도르-크로캅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등 다양한 견해가 오가고 있다.

그렇지만 가장 큰 이유는 척 리델이라는 파이터가 옥타곤 안에서 과시한 무시무시한 파이팅과 화끈한 경기 스타일로 미국팬들을 완전히 매료시켰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프라이드에 미르코 크로캅이 있다면, UFC에는 척 리델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척 리델은 일반 팬들이 보기에도 시원시원한 경기로 팬을 빨아들이고 있다. 또한 체급은 다르지만 많은 면에서 크로캅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척 리델은 188cm-93kg의 균형 잡힌 근육질의 몸매를 바탕으로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만큼 정교한 타격솜씨를 뽐낸다. 특히 장총에서 총알이 발사되는 것처럼 일격에 상대의 턱을 노리고 들어가는 라이트 스트레이트는 UFC 최고의 명품으로 꼽히고 있다.

그와 거리를 두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탁월한 사이드 스탭을 바탕으로 거리조절 능력과 순간 움직임이 워낙 좋기 때문에 조금만 틈을 보였다가는 여지없이 카운터를 꽂는다. 한방에 KO로 끝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설령 견뎌냈다 하더라도 폭풍 같은 러쉬와 파운딩이 뒤를 받치고 있어 일단 스트레이트를 허용하면 경기를 뒤집는다는 것은 불가항력적이다.

케빈 랜들맨-티토 오티즈-알리스타 오브레임-랜디커투어-가이 메츠거 등 이름만 들어도 익히 알만한 선수들이 그에게 모두 KO로 무릎을 꿇었다.

원거리에 비해 접근 전에서 다소 약점을 드러냈으며 적지 않은 나이를 문제삼는 팬들도 있지만, 2003년 프라이드 미들급 그랑프리에서 퀸튼 잭슨에게 패한 이래 6연승 행진을 달리며 외려 뒤늦게 전성기를 맞이한 듯한 활약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척 리델은 다음 상대를 노리며 성능 좋은 라이플을 점검하고 있다.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흔치않은 원거리 타격능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등극한 척 리델의 승승장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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