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정윤회 사건'선긋기 …'어느 선까지 보고?'

데일리안=이강미 기자

입력 2014.12.10 08:31  수정 2014.12.10 09:50

한화그룹, 당혹감 속에 "개인적인 일" 선긋기

한화그룹이 애정을 쏟고 있는 대한승마협회 문건 포함

'정윤회 사건'에 연루돼 9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전경. ⓒ연합뉴스
최근 경영일선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라크 출장중인 가운데 한화그룹이 ‘정윤회사건’에 휘말려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한화그룹은 “개인적인 일”이라고 선긋기에 나섰지만, 유출된 문건에는 한화그룹이 애정을 쏟고 있는 ‘대한승마협회’에 관한 문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단키 어려운 상황이 됐다.

10일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 건물 20층에 있는 한화 S&C 사무실 가운데 한 직원의 ‘자리’를 특정해 압수수색했다. 한화 S&C는 IT서비스 업체로 전산운영과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맡고 있으며, 해당 직원은 대외활동을 담당하는 매니저 직급(차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직원의 PC 하드디스크와 각종 문서 등을 확보한 뒤 철수했다. 해당 직원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임의동행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출된 문건 중 일부가 한화그룹 계열사 직원에게 전달됐으며, 대한승마협회 관련 문건도 유출 문건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 정씨는 현재 딸의 승마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개입하는 등 승마협회 관련 각종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씨의 딸은 2015년도 이화여대 수시모집 체육특기자 전형에 합격했다.

한화그룹 역시 승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생명 차남규 대표가 현재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것을 비롯, 협회 임원진 대부분이 한화그룹 임직원들로 채워져 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의 3남 김동선씨가 승마 국가대표로 활동,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윤회 문건에 또다른 한화 직원이 연루됐는지, 그룹 수뇌부에 보고됐는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A씨가 정보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들로부터 청와대 문건을 입수한 뒤 일명 '찌라시'처럼 다른 대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들과 돌려 봤을 가능성이 있어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A모 차장이 관련 문건 내용 등을 한화그룹 수뇌부에 보고했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보를 수집해 보고서 등을 작성하는 대관업무 특성 상 윗선에 보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그룹은 당혹감에 빠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김승연 회장의 이라크 출장 소식을 대대적으로 밝힌 터라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한화그룹 측은 계열사인 한화S&C 소속직원 “개인 차원의 문제로, 그룹과는 무관하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해당 직원의 PC와 개인사물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으나, 그룹에 관한 압수수색은 아니었다"며 "대관 담당 차장의 개인적인 업무까지 그룹 차원에서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 앞으로 한화그룹 후계구도와 관련된 핵심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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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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